자동차업계는 현지생산에 의한 현지판매로 세계화의 틀을 잡아가고 있다.

업계가 오는 2000년에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해외생산규모는 약1백60만대.

지금보다 무려 30배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아직은 현지화가 현지업체에 자동차를 부품상태로 수출해 조립하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직접투자에 의한 해외공장건설도 서두른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발걸음이다.

각업체가 국내생산이 아닌 해외생산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관세및 비관세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것.

대부분 후진국에서는 완성차로 높은 관세를 무는 것보다 부품수입을 통한
현지조립이 경쟁력을 갖추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후발개도국도 완성차수입보다는 기술을 배울수 있는 이방법을 선호하고
있어서이다.

선진국에 대한 수출확대도 현지화가 지름길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자동차업계가 직접투자로 확보하고 있는 공장은 2곳.

현대자동차의 캐나다 브로몽공장과 대우자동차가 지난해 사들인 루마니아의
로대사이다.

브로몽공장은 생산을 일시 멈춘 상태이나 루마니아공장은 가동중이며
곧 씨에로등을 생산한다.

이밖에도 각업체들이 자체공장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현지화를 위한 직접투자에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대우.

이회사는 해외생산은 반드시 자체공장에서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현지생산과 판매를 완벽히 정리해 나가면서 "세계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2000년까지 해외에 1백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선 필리핀공장이 올해 문을 연다.

인도 이란 베트남에 짓고 있는 공장도 모두 다수 지분을 확보해 놓았다.

내년에는 최대 해외공장인 우즈베크공장이 완공된다.

연산 20만대규모이다.

대우는 이밖에도 리비아등 아프리카지역과 남미쪽에도 자체공장 건설을
노리고 있다.

각지역에 공장을 두고 지역경제블럭을 뛰어넘겠다는 계산이다.

경영난을 겪는 선진국 업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겠다는 것이
대우의 전략이다.

현대는 말레이시아에 자체공장을 짓고 있다.

30%의 지분이지만 경영권행사도 가능하다.

1.25t 소형트럭과 함께 쏘나타 등 승용차를 생산해 현지수요충족은 물론
아세안국가에 수출하게 된다.

터키에도 공장을 짓기로 현지업체와 합작에 합의했으나 현지외환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접어놓은 상태다.

그러나 터키가 준EU(유럽연합)국인만큼 이문제만 해결되면 공장건설을
서두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기아는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안에 공장을 착공해 늦어도 98년부터는 본격 생산을 시작한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이공장 건설은 기아의 첫 해외투자이다.

연산 10만대의 승용차조립공장뿐 아니라 엔진등 대부분 핵심부품공장도
함께 들어선다.

이같은 해외현지의 자체공장 건설외에 현지업체의 공장에 대한 부품공급도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KD(Knock Down,현지조립)수출이다.

이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기아이다.

이회사는 지난89년 대만과 필리핀에 부품공급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이란 베트남 파키스탄 등으로 KD공급지역을 확대해 왔다.

기아는 특히 오는3월부터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스포티지를
조립키로 하고 이미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의 첫 KD생산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와함께 나미비아에 부품을 공급, 아프리카공략에도 나선다.

따라서 기아는 주요수출시장중 북미와 대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KD수출을 하는 셈이다.

현대도 지난93년부터 KD수출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태국에 승용차를 부품상태로 공급하기 시작한 이회사는 지난해 보츠와나에
이어 올해초 이집트에 엑셀을 처음 내보냈다.

올해 짐바브웨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에 대한 KD부품을 수출하기 위해
시동을 걸어놓았다.

쌍용자동차도 베트남에만 국한해오던 KD수출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현지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국내업체들의 가장 큰 해외생산목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지방정부들과 합의해 일부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승용차는
중국정부가 96년이후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아직은 추진단계
이다.

대우는 완성차공장 진출을 전제로 연산 30만대규모의 부품공장을 세우기로
해 보다 "중국티켓"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도 중국진출에 사운을 걸고 정지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