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각 대학의 합격자 발표에 따라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합격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친지들까지 그동안 애태우던 마음을 놓고
기뻐하는데 비해, 낙방의 고배를 든 집에서는 우울한 분위기가 과히 초상집
분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게 우리나라 입시철의 냉혹한 현실이다.

그러나 과연 대학 합격만이 전부일까.

현재 우리나라는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교육의 국제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직도 대부분의 학부모나 교사들은 학생의 적성이나 희망, 자기가 지원
하려는 학과, 대학의 교육방법 연구 시설 행정등 제반여건 등은 전혀 고려
하지 않고 공부만 잘한다고 하면 무조건 특정대학에 보내려는데만 집착하고
있다.

이 결과 입학때의 수재가 졸업때는 평범한 학생으로, 더 나아가서는 사회의
낙제생으로 뒤바뀌는게 오늘의 교육실정이다.

지금 우리는 시야를 국내가 아닌 세계로 돌려야 할때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국내경쟁이 아니라 외국, 특히 선진국과의 경쟁이며 이
경쟁에서 처지면 우리가 희망하는 선진국 진입은 어렵게 된다.

따라서 교육의 변화와 개혁은 우리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류대학이라 자처하는 대학들이 과연 세계속에서 몇위라고
말할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교육시킨 학생들이 21세기초반에는 우리나라의
기둥이 되고 이들이 선진국의 우수인력과 경쟁해야 되며, 선진국과 경쟁할수
있는 교육적인 풍토여건을 창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못하다.

아직도 여전히 학생의 자질이나 적성, 지원하려는 대학의 특성 등은 고려
하지 않고 학교 전체적인 명성, 즉 인지도에만 집착하여 무조건 지원케 하는
교육풍토는 결국 학부모들이 연 17조4천억원 이라는 막대한 사교육비를
부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으로는 국제 경쟁력 강화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시바삐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과 전공분야의 선택만이라도 제대로 할수
있도록 우리의 교육풍토를 쇄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