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박사란 어떤 사회적 지위에 있는 것일까.

평양의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발간한 "조선말대사전"은 박사들 "맨 윗급의
학위 또는 그 학위를 받은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밖에 "여러 부문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많거나 일정한 부문에 매우 능숙한
사람을 비겨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우리사회와 거의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할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에는 "박사동"이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이다.

"박사처럼 박식한 어린이"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사회로 말하면 조기교육의 성과라고나 할까.

또 북한은 우리와 교육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소한 말도 없지 않다.

과학연구기관이나 고등교육기관에 "박사원"이라는 것이 있어 박사와 준박사
를 양성하고 있다.

"조선중앙념감"에 따르면 91년에 "교육일꾼들과 교원들 속에서 근 100여명
의 교수 박사, 740여명의 부교수 준박사, 2,000명의 준박사후보가 나왔다"
고 자랑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러면 북한사회에서 명예박사란 무엇일까.

"조선말대사전"의 "명예"라는 낱말 풀이를 보면 "일정한 칭호나 직명위에
쓰여서 어떤 공로나 업적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 교육법시행령 제138조 "우리나라의 학술과 문화에 특수한 공헌을
하였거나 또는 인류문화향상에 특수한 공적을 나타낸 자에 대하여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할수 있다"와 대체로 같은 취지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김정일이 중남미와 중동,아프 리카 아시아등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얻어내려고 구걸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북한 공관원들이 이를
위해서 총동원되고 있다 한다.

페루의 유력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는 "페루와 콜럼비아등의 상당수 대학
들이 이미 이같은 신청을 접수했으나 해당대학 총장들까지 학위수여에
앞장서는 것은 매우 이사안일"이라고 논평하고 있을 정도이다.

김정일이 북한내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구디 개발도상지역의 이름 없는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얻으
려고 안간함을 쓰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 신문이 지적한 것과 같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인 것처럼 조작
하기 위한 기만전술"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김일성에 비하여 카리스마가 없는 김정일이 신우상화 작업의 하나로 명예
박사를 탐내는 것도 딱한일이고 김정일에게 무슨 명목이든 학위를 수여하려
는 대학도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가장 딱한 처지는 그런 정권아래 살고있는 북한 주민이 아닌가
싶다.

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한 것처럼 조작하기 위한 기만전술"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김일성에 비해 카리스마가 없다.

김정일이 신우상화 작업의 하나로 명예박사학위를 얻으려는 것도 딱한
일이고 있는 일이다.

다만 우리의 입장으로는 그같은 통치자아래 살고 있는 북한주민이 따갈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