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중 절반이 담배때문에 죽고 또 그가운데 절반은 중년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흡연자의 사망률은 비흡연자의 3배나 된다" 흡연의 가공스러운 위험성을
경고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섬뜩하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밝혀진 흡연의 유발병증이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간암 심근경색증 발기부전증 여성골다공증 버거씨병(발이 썩는 증상)등
갖가지이다보니 흡연은 사신의 전령사나 다름없는 존재로 인식될수
밖에 없다.

세계에서는 해마다 300만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에 의해 죽어
가고 있는데다 흡연인구가 현추세대로 증가하는 경우 25년뒤에는
흡연사망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때 흡연은 다른 난치병과 마찬가지로 인류 건강의 공적일수밖에
없다.

1880년 뉴욕에서 궐련생산의 기계화로 양산이 이루어지면서 인류의
기호품이 된 이후 흡연유해론을 처음 제기한 것은 1964년 미국공중위생국의
보고서였다.

미국에서는 그 직후에 담배 소비량이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71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되돌아 섰다가 80년대에 들어와 본격적인 금연운동이
펼쳐지면서 감소세를 지속해 왔다.

65년에 42%였던 성인흡연율이 지금은 28%로 떨어졌고 지난 10년동안에
담배소비량은 매년 2~3%씩 줄었다.

선진국들의 이러한 추세와는 달리 개발도상국들의 성인흡연율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선진권으로 발돋움해 온 한국의 성인남성흡연율은 개발도상국들의
추세를 무색케 하는 수치를 보여준바 있다.

94년의 성인남성 흡연율이 68%로 세계 수위였으니 말이다.

교통사고 사망률과 40대남성사망률과 더불어 자랑스럽지 못한 첫번째다.

때마침 94년의 담배소비량이 21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정부
발표는 오명을 벗어버릴수 있는 계기를 예고해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21년전의 감소는 담배값인상이 가져온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이번
것은 흡연인구의 감소로 생긴 결과라는 점에서다.

흡연의 유해성 홍보,금연구역의 확대,혐연권개념의 도입을 비롯한
선진국의 금연운동과 같은 사례들이 근년들어 한국사회에서도 확산되어
왔다는 사실은 3만명에 이르는 연간 흡연질병사망자수를 줄여갈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이제 흡연예찬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좌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