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는 제품 이미지 차별화에 의한 브랜드 경쟁시대''라는 슬로건
아래 브랜드 이름을 지어주는 업체들이 성업중이다.

이른바 브랜드 작명회사들.

몇년전까지만 해도 브랜드는 회사내에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짓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제품의 이미지가 중요한 구매결정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브랜드작명을 전문회사에 의뢰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제품구매와 관련, 브랜드가 중요한 마케팅전략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전문적인 브랜드작명은 디자인컨설팅회사의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
부서에서 이뤄진다.

국내 디자인컨설팅회사는 작은곳까지 합해서 15개가 넘는다.

이중 브랜드 네이밍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회사는 (주)인피니트 디자인
포커스 (주)심팩트 올커뮤니케이션 (주)인터브랜드코리아등이다.

인피니트는 맥주시장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하이트맥주의 이름을 지었다.

이회사는 "물이 좋다"라는 제품 컨셉에 알맞은 깨끗한 어감과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문 화이트와 비슷한 하이트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담배인삼공사의 "디스" 제일제당의 세제 "비트" 대우자동차의 고급승용차
"아카디아" LG화학(럭키)의 "이지업"등이 인피니트의 작품이다.

인피니트가 지은 회사이름으로는 한솔제지가 있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전주제지의 새상호로 지역적 협소함을 탈피하고
제지업체의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디자인포커스는 진로쿠어스맥주의 "카스"와 삼천리자전거의 "레스포"등을
작명했다.

카스는 신선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발음자체에서 상큼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도록 작명했다는게 디자인포커스의 설명이다.

올커뮤니케이션이 지은 이름중에는 주방가구업체 "에넥스"가 대표적인
성공작.

오리표에서 에넥스로 바꾼이후 저가상품 이미지에서 탈피, 고급주방용품
업체로 새로 태어났다.

심팩트가 지은 "갤러리아백화점(구한양백화점)"도 고급이미지로 탈바꿈한
사례이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를 작명한 다국적기업
인터브랜드의 한국현지법인.

이밖에 디자인파크 홍인디자인그룹 (주)인워드등 10여개 업체들이 국내에서
브랜드작명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작명회사가 브랜드를 지을때 받는 금액은 한건당 8백만~2천만원수준.

시간당 10만원안팎으로 계산되는 작명대가는 기간이 길어지고 조사종류가
많아질수록 올라간다.

이름 하나를 짓는데 걸리는 기간은 대략 2~8주.

한달기준으로 대략 1천만원수준이다.

"브랜드 하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에 대한 이미지에서부터
시장규모 신제품개발전략 마케팅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하고 상표
등록가능여부를 포함한 법률적인 문제들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수밖에 없다"(디자인포커스 구정순사장)

브랜드작명 시장이 커지는 것은 제품의 차별성이 거의 사라진데다 시장
개방으로 국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평준화돼 각사별 품질차별화가 어려워진만큼 브랜드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졌다"(홍인디자인그룹 김영택사장)

"시장개방으로 동네 구멍가게에서 조차 세계 유명 브랜드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작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인터브랜드코리아
김성제사장)

세계화시대를 맞아 브랜드작명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