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어떤 질서나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주가의 변화형태에 대한 연구를 하도록 하였다.

프랑스의 "바쉬리에"라는 학자는 주가가 무작위적( Random )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주장하였는데 이 학설은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이후에 여러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증명되었다.

이러한 주가움직임의 현상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의미는 과거의 주가동향을 분석하여 미래의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문 펀드메니저들의 투자수익률이 일반투자자들보다 못하다든가,
극단적인 사례로 침팬지의 선택결과가 더 우수하다든가 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해 준다고 하겠다.

윤리적인 시각으로 볼때 주가의 이러한 무작위적인 움직임은 오히려
소망스러운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미래의 주가를 예측할수 있는 우수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식시장의 돈은 그 사람의 독차지가 될
것이고 대다수의 사람이 소외감을 느껴 증시를 이탈함으로써 시장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다.

주가의 무작위한 움직임은 투자가로 하여금 평균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게 하겠지만 주식시장이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지는 완전 경쟁 시장
으로서의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에서 우리는 항상 겸손해야 하며 아무리 주식
전문가라 할지라도 여러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행동할수 밖에
없다.

한순간 많은 수익을 올린 전문가라 할지라도 다음순간 그 이상의
손실을 보아 낭패를 겪는 사례를 수없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펀드메니저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유일한 투자비법은 주식시장에 대한 뜨거운 정열을 바탕으로
투자자료나 정보의 수집및 분석에 있어 남다른 노력과 부지런함을
갖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