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을 뒤흔든데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세금횡령사건과
관련,세무비리의 실상을 생생하게 폭로한 소설이 나와 화제.

수년간 일선 세무공무원으로 일했던 조화학씨가 펴낸 "혼돈시대"
(서적포간)가 문제작.

실무경험을 토대로 온갖 탈법과 청탁이 난무하는 세무행정의 난맥상과
뒷거래등을 현장중계하듯 세밀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소설은 눈내리는 겨울밤 한 세무공무원이 자기집앞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무조사와 관련된 원한으로 빚어진 살인일수도 있다는 전제아래
시작된 수사는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죽은 김우혁의 상관인 정과장.그는 고시출신으로 전형적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는 인물이다.

논리적이고 문제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열의를 가진 오금진경위.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와강섭반장. 다큐멘터리를 방불케하는 사건의
전개과정을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기회주의,적당주의가
유형별로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탈법과 탈세,밀실에서의 권력다툼등 어두운 세태의 추악함들을
미스터리기법으로 파헤쳐 가는 과정은 책제목처럼 "혼돈시대" 그
자체를 확인시켜 주는 우리시대 불행의 증거인 셈이다.

< 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