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의 서막을 축복하듯 새해 첫날부터 탐스런 눈이 내렸다. 온통
흰눈으로 뒤덮힌 겨울산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눈 쌓인 능선을 따라
걸으며 나뭇가지마다 화려하게 장식된 설화를 바라보는 운치는 신록이
우거진 여름이나 오색단풍으로 채색된 가을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양수 등산중앙연합회 회장은 국망봉 천등산 조령산 선자령 태백산
등을 겨울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꼽았다.

<>.국망봉=웅대한 능선을 자랑하는 국망봉(1,168m)은 겨울산행을
즐기는 등산인들에게 가장 매력을 느끼게하는 산중의 하나다.

경기도 가평군과 포천군에 걸쳐 넓게 자리잡은 국망봉은 신로봉과
가리산을 연이은 주능선의 길이만도 15 에 이르러 일명 "경기의
지리산"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산행은 포천군 이동면 장암저수지앞 생수공장을 출발,동쪽계곡-폭포-
신로령-남부능선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

하산길은 급경사지대로 눈이 많이 쌓이면 엉덩이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재미도 일품. 안전사고방지를 위해 아이젠을 착용하고 보조자일을 이용
하는 것이 좋다.

총산행시간은 4시간정도 소요된다.

<> 교통및 숙식 =서울상봉터미널서 일동가는 버스가 오전5시25분부터
저녁 8시20분까지 매20분간격으로 운행한다.

1시간15분소요.

숙박은 이동읍내에 백운장등 4곳의 여관을 이용한다.

"막걸리와 갈비의 고장"이동에서 짱구갈비집(0357-32-4459)은 한우갈비전문
점으로 20년역사를 자랑하는 별미집이다.

<>.천등산="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님아."대중가요로 우리에게
친숙한 천등산(807m)은 지금 한창 겨울낭만이 가득하다.

겨울철이면 눈꽃이 만발한 박달나무와 참나무숲 터널같은 등산로를
오르는 기분은 마치 산호초속을 거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이라
잊을 수없는 추억을 남긴다.

산행은 장호원을 지나 박달재 못미친 다릿재에서 시작,서북능선을
탄다.

천등산산행은 산행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산세도 험하지 않아 3시간이면
주파할 수있다.

하산후 박달재휴게소에서 도토리묵과 동동주를 마시며 박달나무로
만든 공예품도 살수있다.

<> 교통 =동서울터미널서 산척가는 제천행 직행버스이용(30분간격운행),
산척서 내려 다릿재가는 완행버스를 이용한다(10분간격).

<>.조령산=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군의 경계에 솟아있는 조령산(1,017m)
은 아기자기한 등산로와 특히 설경이 빼어난 곳이다.

이름그대로 "새도 넘기힘들만큼 험한산"으로 예부터 알려져있지만 해발
650m의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큰 부담은 없다.

수안보온천과 문경새재의 3관문을 지척에 두고있어 가족 산행지로도 적격.
등산코스는 이화령-북부능선-샘터-정상-갈림길-북서계곡-신선암-절골코스를
잡는다.

총산행 4시간소요.

<> 교통 =동서울터미널서 문경행 직행버스(오전6시부터 40분간격운행)
이용, 이화령에서 하차.3시간소요.

<>.선자령=강원도 평창군 도암면과 명주군 성산면을 경계로 한 선자령
(1,157m)은 겨울철 눈과 바람이 극치를 이루는 산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도로를 따라 30여분
올라가면 아담한 대관사에 이른다.

대관사 우측 능선을 오르면 그 앞으로 끝없는 초원지대가 펼쳐지는데
겨울철에는 그저 하얗기만 한 은령의 세계를 이룬다.

은령을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새봉에 도착하고 30분을 더 가면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쾌청하면 설악산
대청봉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하산길은 강릉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초막교로 향한다.

급경사의 하산길은 여러명이 인간열차를 만들어 "히프스키"를 타고
내려오면서 한순간 동심에 젖어보기도 한다.

총산행 4시간소요.

<> 교통및 숙식정보 =상봉터미널서 강릉행 직행버스이용,횡계리하차,
횡계에서 대관령버스를 이용한다.

하산후는 어흘리-강릉간 시내버스이용. 숙박은 어흘리의 민박
(0391-42-9878)이나 강릉시내 여관을 이용한다.

대관령에서 강릉으로 가다보면 구산리마을의 길목민속촌 (0391-42-9018)
이 있는데 이 집의 꿩만두국과 꿩도리탕 감자부침이 별미다.

<>. 태백산=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산(1,567m)은 한반도등마루의 중심으로
국토의 모산으로 불린다.

장중한 멋을 지닌 태백산은 겨울철 적설등반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태백산의 비경을 만끽하기위해서는 유일사입구에서 시작하는 산행코스를
택한다.

차디찬 샘물이 흐르는 유일사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가면 주목군락을
지나 태백산 정상인 장군봉에 닿는다.

하산은 "한배검"비석이 놓여있는 천제단을 거쳐 문수봉-당골로
내려오는 곳이 가장 안전하고 재미있다.

하산길은 완만한 경사를 이뤄 눈이 쌓였을 경우 엉덩이썰매를 탈수있다.

총산행엔 5시간이 걸린다.

<> 교통및숙식 =서울에서 태백시까지는 청량리에서 열차편(하루5편)이나
동서울터미널서 30분간격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한다.

태백시-유일사간은 시내버스가 수시 운행한다.

숙박은 유일사입구의 태백산장(0395-52-7586)을 이용하고 산장에서는
토종닭 산채백반등의 산촌음식도 맛볼수있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