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조화와 균형이라는 오청원 기성의 정의에 기초하여 균형있는 삶의
태도와 주위와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삶의 철학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한국표준협회내에 있는 표준기우회이다.

국내 제일의 종합컨설팅사인 당협회는 조직원 개개인이 수행하는 업무가
매우 다양하여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과의 교류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 몇몇이 3년전 수담을 통한 인간적 교류증대
에 뜻을 같이하여 표준기우회를 창설 현재회원이 30여명에 이르는 알찬 모임
이 되었다.

나이의 많고 적음,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무에서 시작하여 유를 창조
해 나가는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업무후 만나면 바둑판을 앞에
두고 자신의 삶을 소중히 가꾸어 가듯 19로빈반상을 한수 한수 무심히 메꾸어
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이다.

대국자들도 참관자들도 그 몰두와 집중이 좋아 다시 모인다.

결성된지 3년이 지난 우리들의 모임은 직원 상호간에 만날 기회를 제공함
으로써 서로 깊게 알게되고 화합을 다져 업무 협조의 원활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는 본회 고문이신 한국품질인증센타 김우현소장께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힘이 크다.

우리 모임의 주요행사는 분기별로 전원이 참석하는 1회의 대회를 갖는데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모두 야외 대국이다.

작년 무더위에는 송추 계곡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신선과 같이, 낙엽이
떨어질때는 양수리 깊은 산속에서 도를 다끄는 산사의 스님과 같이 우리회원
전부는 탈도시를 감행하였다.

앞으로는 정기적인 회합외에 공공기관 사회단체 기업체등과 교류도 추진하고
프로기사를 초청하는등 활동영역을 넓혀 친선과 기력향상에 더욱 힘쓸 예정
이다.

우리모임을 소개하다보니 정감어린 얼굴들이 떠오른다.

두터움을 유지하다 중반전에 날카로운 공격을 하는 인증센타 김소장, 계산에
능한 경리과장 김영기, 필자에게 최고의 엄살꾼이라고 매번 투덜대는 한상덕,
침착하고 승부근성이 강한 김병석, 최하수의 실력에도 국수를 자칭하는
송치균, 기력보다 기력을 강조하는 전산과장 이경복, 탈5급을 선언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이대진, 조목조목 집을세며 치밀함을 보이는 박종길 모두
소개할수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많은 값진 경험을 함께 쌓아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