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혜강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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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사회적 관계는 "서로 쓰는 원리(상위용지도)"로 설명할 수
있다.
"쓰는 사람(용인자)"이 있으면 "쓰이는 사람(소용자)"도 있게 마련이다.
어떤 일을 성취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 부류의 상호관계도 중요하지만
자연히 "쓰는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한 국가에서 인재를 발탁해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인사권자인 "쓰는
사람"의 정밀한 관찰과 신중한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혜강 최한기(1803~1877)는 인품을 감별해 인물을 선택하는 원칙을 제시한
저서 "인정"을 남긴 학자다.
"인정"은 그가 36세때 집필을 시작, 사상적 원숙기인 58세때까지 무려
23년에 걸쳐 완성한 25권의 대작이다.
사람을 혜아리고(치인) 가르치고(교인) 선발하고(선인) 쓰는(용인)원칙을
모두 1,426조로 나누어 서술한 이 책은 기철학자로서 실학사상과 개화사상의
가교역할을 한 혜강의 사상적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국인사행정론의 기본서
라고 해도 좋을듯 싶다.
"사람을 쓰는 것은 기계를 쓰는 것과 같아 오직 쓰는 사람의 교묘함과
졸열함에 달려있다"
이렇게 강조한 혜강은 인간을 상.중.하등의 세등급으로 나누어 상등인은
매우 드물고 중등인은 열에 셋이나 넷, 하등인은 열에 여섯이나 일곱정도로
보았다.
그리고 "쓰는 사람"이 하등인데 하등인을 쓰면 일이 모두 잘못되고,
하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시키는 일만 하면서 자기몸을 보전할 계획만
세우고, 하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대부분 중간에 사퇴해 버려 일을
성취시킬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중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고예만을 존중, 모르는 사이에 폐습을 기르게
되고, 중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근근히 옛 법도나 지켜 보내는 것도 줄이는
것도 없게 되며, 중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단지 잘못되는 일은 없게할수
있으나 그 품은 뜻을 이룰수는 없다고 한다.
한편 상등인이 하등인을 쓰면 각각 그 그릇에 따라 적절히 수용, 임무를
맡겨 부리고 상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적절히 지도.통솔해 부족한 것을
이루어준다는 것이다.
상등인이 상등인을 쓰는 것이 이상이지만 그런 일은 수천년동안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결국 상등인이 중등인 하등인을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부조직의 개편에 따라 각료등 고위급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한가운데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쓰는 사람"보다 "쓰이는 사람"이 더 낳으면 일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런데 상등인이 원래 적으니 걱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5일자).
있다.
"쓰는 사람(용인자)"이 있으면 "쓰이는 사람(소용자)"도 있게 마련이다.
어떤 일을 성취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 부류의 상호관계도 중요하지만
자연히 "쓰는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한 국가에서 인재를 발탁해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인사권자인 "쓰는
사람"의 정밀한 관찰과 신중한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혜강 최한기(1803~1877)는 인품을 감별해 인물을 선택하는 원칙을 제시한
저서 "인정"을 남긴 학자다.
"인정"은 그가 36세때 집필을 시작, 사상적 원숙기인 58세때까지 무려
23년에 걸쳐 완성한 25권의 대작이다.
사람을 혜아리고(치인) 가르치고(교인) 선발하고(선인) 쓰는(용인)원칙을
모두 1,426조로 나누어 서술한 이 책은 기철학자로서 실학사상과 개화사상의
가교역할을 한 혜강의 사상적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국인사행정론의 기본서
라고 해도 좋을듯 싶다.
"사람을 쓰는 것은 기계를 쓰는 것과 같아 오직 쓰는 사람의 교묘함과
졸열함에 달려있다"
이렇게 강조한 혜강은 인간을 상.중.하등의 세등급으로 나누어 상등인은
매우 드물고 중등인은 열에 셋이나 넷, 하등인은 열에 여섯이나 일곱정도로
보았다.
그리고 "쓰는 사람"이 하등인데 하등인을 쓰면 일이 모두 잘못되고,
하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시키는 일만 하면서 자기몸을 보전할 계획만
세우고, 하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대부분 중간에 사퇴해 버려 일을
성취시킬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중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고예만을 존중, 모르는 사이에 폐습을 기르게
되고, 중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근근히 옛 법도나 지켜 보내는 것도 줄이는
것도 없게 되며, 중등인이 상등인을 쓰면 단지 잘못되는 일은 없게할수
있으나 그 품은 뜻을 이룰수는 없다고 한다.
한편 상등인이 하등인을 쓰면 각각 그 그릇에 따라 적절히 수용, 임무를
맡겨 부리고 상등인이 중등인을 쓰면 적절히 지도.통솔해 부족한 것을
이루어준다는 것이다.
상등인이 상등인을 쓰는 것이 이상이지만 그런 일은 수천년동안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결국 상등인이 중등인 하등인을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부조직의 개편에 따라 각료등 고위급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한가운데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쓰는 사람"보다 "쓰이는 사람"이 더 낳으면 일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런데 상등인이 원래 적으니 걱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