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10사 중 2위에 해당하는 전남의 보해양조가 최근 산소소주 "시티"를
내놓으면서 진로와 경월이 각축하는 서울시장에 포문을 열어 주목받고있다.

임건우사장은 시티가 승산이 있다고 장담한다.

-시티는 잘나갑니까.

"기대이상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아직은 뭐라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11월말현재 2만상자가 출고됐는데 보해라이트보다
호응도가 높은 편입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좋아합니다. 술이 센 분들은 "물같다" "쏘는 맛이
부족하다"고도 하지만 마일드하고 부드러운 술로 가는 것이 전반적인
추이지요."

-"산소소주" 등의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지요.

"좋은 제품이라는 뜻이지요. 용존산소가 많은 지하2백52m의 석간수를
원수로 쓰고 있고 첨가물을 안넣었기 때문에 산소량을 측정해본다면
실제로 다른 제품보다 많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주류는 순간의 입맛과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제나 감미료를
씁니다. 그것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스파탐이 안좋다고 주장하던 회사(진로를지칭)도 사실은 몇달전까지
아스파탐을 썼던 회사입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면 이런
첨가물료를 쓸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데 기존의 소주를 마셨을 때보다 시티를 마시고 나서는 좀더 빨리
깨고 뒷끝이 깨끗하다고들 합니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어떻게 소주의 맛을 냅니까.

"순천의 주정공장에서 특별히 이 맛을 내기 위한 주정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티"라는 이름에 대해 진로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로는 마름모꼴 속에 "CT"를 넣어 등록해놨지요. 유사하기 때문에
안썼으면 좋겠다는 권유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이니셜하고 발음이 비슷하지면 그런 사례는 많지요.

저희도 매취순의 "순"을 등록하려 한 적이 있습니다만 너무 광범위
하다고 등록이 안됐지요."

-그밖에도 진로쪽의 견제가 있습니까.

"전남시장에 반격이 오고 있습니다. 목포에는 아파트에 카스와 나이스를
뿌리고 있습니다.

전남쪽은 OB의 기반이 강한 곳이지만 요즘에는 진로쪽에서도 많이 팔고
있어요."

-경월그린과 시티는 어떻습니까. 시티가 그린소주와 겹친다고도 합니다.

"시티는 그린소주와도 어쩔 수 없이 선택적인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팔기는 그린소주가 나오기 이전보다 나은 것같습니다.
그린소주가 새로운 소주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눅였다고 해야겠지요."

-서울지역 유통망이 취약하다는 평입니다.

"도매상들이 이제는 다양하게 제품을 취급해야 위상이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예전보다는 훨씬 중간유통채널을 이용하기가
쉬워졌습니다.

물론 영업인원도 늘렸지요. 서울쪽 영업인원은 인턴사원 1백10명,전남
쪽의 영업사원을 포함한 기존사원 90명 등 약2백명이 됩니다."

-시티가 성공한다면 경월과 진로중 어느 쪽이 더 타격을 받을까요.

"맥주의 예를 본다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종전의 제품에 대해서는 식상한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주쪽에서는 어차피 진로나 경월이나 마찬가집니다. 어느쪽이 더
타격을 보고말고는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뛸 뿐입니다."

-지하2백52m의 석간수를 쓴다는 뜻은 다른 소주는 물이 나쁘다는
뜻입니까.

"그렇다기보다 지하2백52m의 좋은 물을 처리해서 쓰면 마시는 소비자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요."

-판매전략이라면.

"소비자에게 정성을 들인 제품이라는 것을 많이 알려야지요. 첨가제를
넣지않은 소주라는 것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보해컵세계여류바둑대회개최를 계기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구체화는 안됐구요. 여러가지 채널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일본에서는 "비단"소주가 인기를 얻고 있어 빠르게 신장되고
있지요."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