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제네바에서 열린 GATT(관세무역일반협정)회의는 WTO(세계무역
기구)를 내년 1월1일부터 출범시키기로 정식 결의했다.

WTO출범과 함께 작년말 합의된 우루과이라운드협정도 발효된다.

이로써 전후이래 세계무역을 관장해왔던 GATTT의 기능은 WTO로 넘어간다.

향후 GATT는 잔무처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존재한후 역사적 사명을 마치게
된다.

GATT에서 WTO로의 이행은 세계무역질서가 2국주의.지역주의에서 다자주의.
글로벌화로 가는 세로운 무역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무역전선에서의 새로운 지평의 전개가 비로서 시작되기에 이른 것이다.

GATT의 기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의 령역을 확대한 WTO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다.

WTO의 핵심적인 특징은 무역룰의 대상 범위를 서비스와 지적소유권분야에로
까지 확대시킨 점과 분쟁처리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다.

새로운 이 무역체제가 향후 세계무역의지도를 어떻게 바꿀것인지 또
기구자체가 어떤식으로 운영되어 인류공통의 번영을 실현시킬 것인지는
미지수다.

원활한 운영은 참가국의 협력과 호혜정신에 달려 있을 것이다.

어쨌든 WTO의 시작은 다각적인 자유무역체제의 틀안으로 세계를 편입
시켰다는 점 하나로도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런의미에서도 WTO는 실로 중요한 국제기관이 아닐수 없다.

21세기의 세계무역질서를 책임질 기관이다.

그런 중요성의 인식에서 각국은 UR협정비준을 비롯하여 관련국내법의
개정등 WTO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일본 EU등 무역주요국을 포함하여 40여국이 이미 협정비준을 끝내
놓고 있다.

이달중 미국의 비분완료 계기로 각국은 부쩍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각국들의 발빠른 행보와 움직임을 보면서 이들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우리의 대응자세는 보기조차 민망스럽다.

도대체 이 중요한 사안에 이토록 무신경할수가 있는지 한심스럽다.

공전의 국회는 귀중한 시간을 허송하다가 뒤늦게 전문가들을 초빙해야
갑론을박식 공청회를 연다.

어쩌다 법썩을 떨고 있는가하면 여야정파간의 줄타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의 모습도 국회의 그것과 별로 다를바가 없다.

UR협정이 체결된게 대관절 언제인데 아직껏 영문협정원본의 우리말 번역
작업조차도 채 끝내지 못한 상태라니 그 태만과 무신경을 무슨말로 변명할
것인가.

더우기 이중요한 시기에 정부의 조직개편작업까지 겹쳐 WTO대응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 느낌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이젠 준비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서둘러야 할 단계
인데 정부와 국회가 준비가 이 모양이니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는 원성이
높다.

UR협정비준과 WTO체제대응준비말고도 해야 할일은 많다.

연기된 초대 사무총장선출에서 우리의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을 이제는
그야말로 거국적인 힘을 모아 멀어져야 한다.

동시에 규모와 권능면에서 과거와 달라질 WTO사무국에 우리의 전문요원을
최대한 진출시킬 노력도 해야 한다.

지금은 WTO출범준비를 누가 챙기고 있는지조차 아리송하니 이러고도 어찌
세계화를 입에 올릴수 있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