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확대 첫날인 1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대거 사자주문을 쏟아냈다.

그러나 국내기관들이 대량 매물을 퍼부어 매매공방전이 전개되면서 주가는
예상과는 달리 심하게 널뛰기를 한 끝에 약세로 마무리됐다.

종합주가지수는 국내기관들의 매물에 밀려 전일보다 8.20포인트 내린
1,066.21로 마감됐다.

주가는 외국인매수에 힘입어 개장초 전일보다 소폭 오르면서 출발했으나
외국인들의 매수가 끊기는 것과 함께 곧바로 큰폭 하락하는등 심하게 요동
쳤다.

외국인들의 매수세와 국내기관의 매도세가 맞물리면서 대량으로 손바뀜이
일어나 거래량은 6천32만주로 전일보다 2천2백17만주나 급증했다.

거래대금도 1조4천9백82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대량의 매수주문을 내면서도 매수가격을 낮게 잡는
소극적인 매매전략을 구사한 반면에 국내기관들은 그동안 한도확대분
이상으로 사모았던 우량주를 대거 쏟아부어 종합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우량주들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사상 최대의 매수주문을 던져 92년 주식시장개방이후
하루매수규모로는 가장 많은 1천9백44만주 4천8백4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거래량 6천32만주의 32%를 외국인들이 사들인 셈이다.

거래량상위종목인 조흥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금성사등은 당일 거래량의
대부분이 외국인매수분이었다.

외국인들은 개장초부터 우량종목확보를 놓고 치열한 매수경쟁을 벌여
한국이동통신 현대건설 제일제당등 우량주 21개의 외국인투자한도가 한도
확대 당일에 다시 소진됐다.

또 롯데삼강 대한항공우선주등 12개종목은 외국인이 살수 있는 물량이
1천주미만밖에 남지않았다.

그러나 투신사등 국내기관투자가들은 한도확대첫날을 매도시점으로 삼아
조흥은행 1백99만주를 비롯해 금성사 현대건설 제일은행등 외국인선호종목
에 50만주이상씩의 대량매도주문을 낸것으로 관측됐다.

이에따라 한국이동통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건설등이 매수주문이
없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친 것을 비롯해 우량주들은 급락세를 면치못했다.

매수세가 중소형 개별종목으로 옮겨가면서 상한가 2백22개등 4백67개
종목의 주가가 올라 하한가 1백20개를 포함한 하락종목수 4백3개를
앞질렀다.

섬유의복 음식료등 내수업종주식과 중소형전기전자주중에 상승종목이
많이 포함됐다.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소극적인 매매전략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평가하면서 당분간 약세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매기
탐색이 시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