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한도가 12%로 늘어난 첫날 외국인들은 무려 4천8백4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증시개방이후 하루매수물량으로는 사상최고를 기록.

이날 외국인의 매물은 5백71억원에 불과해 순매수규모(4천2백72억원)도
역시 개방이후 최고.

이날 외국인들은 오전장이 열리자말자 대량의 매수주문을 내 순식간에
40여종목의 한도(주문기준)가 소진됐으며 한도가 늘어난 물량을 이날 모두
사들여 하룻만에 한도가 소진된 종목이 21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은 지난2월17일 1천4백29억원어치를 사고 1백14억원어치를 팔아
매수및 순매수규모(1천3백15억원)가 개방이후 가장 많았다.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된 1일 외국인들은 개장직후 동시호가에 1천5백여만주
의 폭발적인 매수주문을 쏟아냈다.

한도가 주문기준으로 소진되는 탓에 일부 종목은 순식간에 상황이 끝났고
동시호가에서 한도가 사라진 종목이 40여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이 많았던 만큼 이들이 증거금으로 입금하기 위해 들여온 주식투자자금
도 급증, 30일에는 증시개방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에게 떠넘기기 위해 선취매했던 물량이
한도확대폭보다 많아 공급초과현상을 초래, 주가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8시 동시호가가 시작되자 증권사 국제영업부 직원들은
촌각을 다투는 "주문먼저내기"경쟁을 벌였다.

매매체결량이 아닌 주문으로 한도가 소진되므로 먼저 주문을 내는 것이
물량확보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추가설치된 주문용 단말기마다 직원들이 달라붙어 "상황개시"에 대비했고
동시호가가 시작되자마자 한도잡기 경쟁을 벌였다.

한국이동통신 삼성전자 현대건설등은 10여초만에 상황이 종료됐고 이후
제일은행 대우증권 금성사등도 속속 한도가 소진됐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들의 동시호가 매수주문은 3백4건 1천
5백만주.

삼성전자 한국이동통신등 고가우량주, 금성사 럭키 유공 현대건설 제일제당
대한항공등 중가대형주, 고려화학 유성기업 대구백화점 만도기계
현대차써비스등 개방초 선호 저PER종목, 제일은행 조흥은행 대우증권
신영증권 럭키화재 삼성화재등 우량금융주등이 한도소진 주요종목이었다.

<>.증권사들의 물량확보 경쟁에서는 대우증권이 덩치값을 하며 상당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의 사전 주문량이 많아 관심을 끌었던 한국이동통신은 한도확대
물량 11만8백주중 8만주를 독식했고 삼성전자는 40만9천여주를 잡았다.

대형증권사들이 고가 대형우량주에 치중함에 따라 중소형사들은 물량이
많고 관심도가 다소 처지는 종목들에 주문을 내는 전술을 구사했다.

한편 이날 실제한도가 소진되지 않은 종목은 2일에도 동시호가에서 물량을
잡을 수 있어 주문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선호
종목들은 한도가 차 열기는 다소 식어질 전망이다.

<>.이날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한도확대가 연말 강세장을 이끌
것이란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증권관계자들은 한도확대라는 재료가 일단 사라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될 공산이 크다며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이날도 이어졌고
매수주문 규모가 크게 줄어든 점을 들어 비관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꺼운 매물벽이 해소돼 수급구조는 개선돌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의 조항원이사는 이달초 약세를 전망하고 신물질 개발 신약개발등
개별재료 종목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흥은행의 조동일증권투자부장은 장세전망이 불투명하지만 7일 지준마감
이후 수급여건이 좋아지면 은행주들이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을 높다고
점쳤다.

<>.증권전문가들은 주문기준으로 한도가 소진되는 것은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주문기준으로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주문이 늦은 다른 매수세력은 접근이
불가능해져 가격경쟁이란 시장원리가 근분적으로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도확대에 대비한 기관투자가들의 선취매가 많았음에도 확대폭은
적어 공급 초과가 발생한 상황에서 가격경쟁이 배제돼 하한가 매수주문에도
계약이 체결돼 시장의 하락세를 가져 왔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국부유출이란 비난도 일고 있다.

주문만 내면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이용하는 편법도 문제로
제기됐다.

증권전산 단말기에 연결하면 한도가 발생한 종목과 수량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고액에 팔리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돼고 있다.

이번 한도확대에 대비, 한도가 남아있는 종목에는 자동으로 주문이 입력
되는 시스템도 도입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