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는 군의 병법중의 하나인 병참술, 곧 로지스틱스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로지스틱스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물류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것입니다. 로지스틱스는 단순히 무기와 병사를 실어 나르는 물적 수송이
아니라 물자와 정보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 통제하는 것입니다"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유통업의 신업태들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물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물류의 운영을 생산과 판매부문에 종속시키는데
익숙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한진그룹 종합물류연구소 선임연구원인 김쾌남씨(34)가 쓴
"로지스틱스 vs 물류"는 이같은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야만 우리 기업들이
살아나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기업들의 물류비용이 원가의 17%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선진국의 2~3%에 비교할 때 5배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죠. 다시
말하면 우리 기업들의 제품경쟁력이 이 수치만큼 뒤떨어지고 있다는 해석
입니다"

김씨는 96년 유통시장 전면개방에 따라 무한경쟁시대가 펼쳐질 때 우리의
앞길은 더욱 험난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의 대응책으로 "물류"를 로지스틱스로 바라볼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원자재구입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 전달되기까지 조달.생산.판매의
전 과정이 하나의 프로세스하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럴때 불량품도
줄어들 수 있고 ''가격파괴'' 혹은 ''원가파괴''도 가능한 것입니다"

김씨는 국내기업들이 로지스틱스를 도입할 기본골격을 어느정도 갖췄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경영인들이 좀처럼 기존의 사고방식을 바꾸지 못하는데
있다는 것.

피터 드러커가 "암흑의 대륙"이라고 표현한 물류부문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눈앞에 닥친 "가격파괴의 시대"에서 도태될 것임을 절실히 느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로지스틱스를 개괄적으로 설명한 이 책에 이어 그 실천방안을 보다
깊이있게 파고든 "가격파괴의 전략"을 현재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