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단계로 볼때 대우중공업과 일본최대의 중공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과는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0년이상의 격차가 있다고 할수있을
것같다.

대우중공업의 매출액은 합병전 대우조선의 매출액을 합쳐 지난해말현재
2조4천3백억원에 달한다.

이는 원화로 환산할때 2조4천8백억원을 기록했던 77년당시의 미쓰비시
중공업매출액과 비슷한 규모다.

종업원 1인당 매출액에서는 대우중공업이 93년중 1억2천만원에 달해
미쓰비시중공업에 비해 9년정도 뒤떨어져 있다.

해외진출면에서는 대우중공업이 지난86년 독자브랜드로 굴삭기를 첫수출한
이후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독자브랜드에 의한 대규모수출에 나선데
비해 미쓰비시중공업은 엔고를 넘기 위해 지난85년부터 수출과 해외사업
강화를 서둘러왔다.

이들기업은 합병을 통해 거대기업으로 출범했고 합병후의 사업영역과
시장지위등이 유사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우중공업이 세계4위의 조선업체인 대우조선을 지난10월 합병, 종합
중공업체로 새롭게 출범한 것처럼 미쓰비시중공업도 지난64년 신미쓰비시
중공업(구 중일본중공업)과 미쓰비시일본중공업(구 동일본중공업) 미쓰비시
조선(구 서일본중공업)등 3개사 합병을 통해 출발한 탄생배경을 갖고 있다.

또 합병이후 사업영역이 조선과 기계장비 철도차량등 범용제품 항공
자동차등으로 거의 동일하며 이들부문의 시장점유율이 1-3위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두회사는 상황이 비슷하다.

그러나 대우중공업은 합병으로 이제 막 사업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있어 일찍이 합병이후 체제정비기(64-68년)와 사업확대기(69-73년) 적응기
(74-81년) 사업구조전환기(82-85년) 국제화추진기(86년이후)등을 거쳐
사업기반을 오랫동안 다져온 미쓰비시중공업과는 현격한 격차를 드러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먼저 대우중공업은 주로 기술수준이 낮은 범용성 품목을 생산하고 있어
고급기술과 종합기술을 필요로 하는 우주항공및 발전설비분야가 취약해
미쓰비시중공업에 비해 성장성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특히 정밀기계분야에서는 두회사간에 20년이상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자동차부문에서는 두회사가 크게 대비된다.

미쓰비시중공업이 합병직후인 지난70년 자동차부문을 미쓰비시자동차에
양도한 것과는 달리 대우중공업은 기존의 경자동차부문외에 대우자동차가
맡고 있던 르망등 소형승용차 생산을 위탁받았고 앞으로 상용차부문도 넘겨
받을 계획이다.

그만큼 대우중공업과 대우자동차 우리차판매 (주)대우등으로 분산돼 있는
자동차부문에 대한 중복투자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선.플랜트부문에서도 두회사간에는 큰차이가 있다.

대우중공업은 전체매출액에서 이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지난해말현재
47.7%나 되고 대체수요가 현재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2000년대
초반까지도 이부문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합병직후인 지난65년에는 조선.플랜트부문의
매출액비중이 29%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말현재 18%수준으로 떨어져 이보다
매출비중이 높은 범용제품과 기계장비 항공등의 사업부문이 서로 보완해
주는 안정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두회사가 많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데에는 합병배경이 다르다는
점이 한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중공업이 정부의 조선합리화계획이라는 외부요인에 의해 대우조선을
합병하게된 것과는 달리 미쓰비시중공업은 중복투자및 시장경쟁을 방지한다
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합병을 실시, 사업구조를 합리화할수 있었기 때문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