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은 성장단계비교로 일본 도레이의 70년대 중반-80년대초의 과정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코오롱의 비섬유부문의 매출비중은 지난6월말현재 34%이다.

도레이는 지난80년에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섬유부문의 비중이 34%수준
으로 약14년간의 시차가 난다.

해외투자활동에서도 10년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은 90년대들어 활발한 해외투자를 벌이기 시작했지만 도레이는 지난
70년대 중반에 해외투자를 본격화했다.

인력난 타개를 위한 무인자동화 공장건설도 코오롱은 94년에 국내 최초로
김천 자동화공장을 완공했지만 도레이는 약25년 앞선 75년에 세계 최초로
무인자동화공장을 세웠다.

주요 제품의 생산시기에서도 10-15년정도의 시차를 두고 코오롱이 도레이를
뒤따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품목의 경우 코오롱은 합성섬유중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장섬유를
생산하고 있으나 도레이는 여기에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단섬유까지 포함해
4대 합성섬유를 모두 생산한다.

코오롱이 원재료인 TPA 카프로락탐등을 외부로부터 조달하지만 도레이는
그룹계열사에 의존하거나 자체조달하는등 수직계열화가 되어 있다는 차이점
이 발견된다.

매출액과 매출액경상이익률도 코오롱이 도레이에 크게 뒤처져 있다.

작년말을 기준해 코오롱의 매출액은 7천2백71억원으로 환율환산으로 비교해
일본 도레이의 7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출증가율에서는 코오롱이 도레이의 70년대및 80년대의 성장속도
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레이의 경우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이 70년대에 6.8-8.9%수준을 보인후
80년대들어 5.5%정도로 낮아졌다.

더욱이 86년이후에는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반면 코오롱은 80년대 전반기에 연평균 30.9%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한후
증가율은 둔화됐으나 90년대 들어서도 두자리 숫자의 매출신장률을 보이는
등 아직도 고도성장기에 놓여 있다.

수익성지표인 매출액경상이익률이 코오롱은 1-2%정도에 불과해 도레이의
6분의 1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익성이 드러난다.

이같은 수익성의 차이는 양사가 공장자동화정도와 원료조달체제에서 다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레이의 경우 TPA같은 원료를 수직계열화된 그룹계열사로부터
조달함으로써 원가절감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제품판매시장에서도 코오롱은 수출지향형인데 도레이는 내수기업으로
대조를 이룬다.

코오롱은 매출액의 수출비중이 72.1%이지만 도레이는 내수판매비중이
82%로 압도적이다.

이처럼 코오롱과 도레이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격차가 나는 것은 우리나라
와 일본이 섬유시장 성숙단계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레이가 코오롱보다 30년이나 먼저 설립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섬유산업은 전후 65년까지는 면방업에 의한 수출주도기였고
75년까지의 약10년간은 대량수출기였다.

75년부터 84년까지는 수출이 위축됐으나 의류업체의 내수진출로 섬유산업이
활황기를 다시 만난후 85년이후에 대규모 섬유소비국으로 바뀐다.

이에반해 한국의 섬유산업은 발전단계상 일본의 70년초와 비슷하지만
일본과 달리 수출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지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