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이상 늘었으나
대졸여사원들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각 그룹은 채용단계에서 남녀채용예정인원을 정하지 않고 있다.

그룹 인사담당자들마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및 채용에 있어서 여성
에게 남성과 평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제2장 제6조)는 남녀고용평등법
을 반드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본 후 성적순대로 채용한다는
설명이다.

삼성 한화 두산 효성 한일 진로 미원 벽산 해태그룹등이 최소 채용예정인원
을 밝히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그룹이 여대생채용예정인원을 발표
하지 않고 있다.

인턴사원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우와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삼미 동국제강을
제외한 27개그룹의 하반기 여대생채용예정인원은 지난해 채용수준에서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들 27개 그룹은 모두 1만2천5백61명을 채용했고 이중
12.1%인 1천5백16명이 대졸여사원이었다.

금년 하반기 27개그룹의 전체 채용규모는 전년동기비 11.7% 늘어난 1만4천
2백29명.

이중 9개그룹이 최소채용예정인원을 밝히고 있어 나머지 그룹이 지난해
수준을 뽑더라도 올 하반기 대졸여사원 채용규모는 1천7백20명 선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2백4명이 늘었지만 전체채용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와
같은 12.1%에 머물고 있다.

<<< 그룹별 채용규모 >>>

삼성 현대 럭키금성 한진 두산그룹등이 비교적 대졸여성들에게 문을 넓게
열어두고 있다.

삼성은 전체 2천6백명중 여성전문직공채와 일반공채로 5백여명의 여성인력
을 충원할 계획이다.

비서직(60명) 소프트웨어직(2백20명) 디자인직(70명)등 모두 3백50명을
여성전문직공채로 남자와 경쟁없이 선발하고 전체 2천2백50명규모인 일반
공채에서도 1백50명 정도를 대졸여성중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의 이같은 숫자는 올해 30대그룹 공채에서 최대규모이다.

현대는 지난해 하반기 전체 2천50명 중 2백명의 대졸여사원을 채용했다.

전산(60) 건축(20) 어문(30) 상경(40)계열에서 1백50명을 뽑았고 기타계열
에서 50명을 선발했다.

금년 하반기 현대의 전체채용규모는 2천7백명선.

구체적인 여직원채용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선
정도를 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백7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1천4백명의 신입사원중 1백명을 대졸여사원으로 뽑았던
럭키금성은 하반기중 10%선에서 여성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근무부서는 전산 서비스업종과 디자이너 비서직등이다.

한진은 업종 특성상 대졸여사원을 많이 뽑는다.

다만 항공업무에 한정돼 있다.

지난해 6백96명의 신입사원중 대졸여사원은 모두 2백79명이었다.

대한항공 항공업무에 2백54명이 배치됐고 한진관광에 11명, 기타부서에
14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출판 광고등 일부계열사에서만 대졸여사원을 채용했던 두산은
올해 전체 채용인원의 20% 이상을 여성인력으로 충원하겠다고 발표, 화제를
모았다.

두산측은 지난 몇년간 계열사별로 정보 교육 편집 디자인 건설 홍보분야등
전문직종에서 여성인력을 활용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
전부문에 걸쳐 전문여성인력을 채용키로 했다.

쌍용은 지난해 하반기 전체채용인원의 12%인 54명의 대졸여사원을 채용,
관리 사무직에 배치했다.

쌍용의 금년 전체채용규모는 5백명이다.

기타 대부분의 그룹들은 10% 내외를 대졸여사원으로 선발하고 있다.

선경은 지난해 4백12명중 27명을 뽑아 연구 디자인 전산업종에 근무시키고
있다.

올해는 예정인원(4백50명)의 7~8%인 30명 정도의 여성인력채용이 예상된다.

한화는 지난해 3백명 공채인원중 20명을 여대생으로 선발, 사무직에
배치했다.

하반기중 4백50명을 채용하는 한화는 약 30명의 여성인력을 최소채용인원
으로 정했다.

효성은 지난해 3백50명 중 18명을 충원, 전산(60) 무역(2) 화섬(3) 연구(2)
디자인(2)등 부서에 발령했다.

올해는 4백명중 30~40명의 여성인력을 뽑아 같은 부문에 배치시킬 계획
이다.

동아는 지난해 4백30명중 30명을 여대생으로 뽑았다.

올해 5백50명을 뽑지만 여대생은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진로는 지난해 1백명 중 10명을 여성인력으로 충원했다.

올해는 2백명중 20~30명을 여성인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채용된 여성인력은 모두 관리사무직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는 전부문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일은 지난해 70명중 5명을 여대생으로 뽑았다.

올해 1백20명을 채용, 그중 최소 30명의 여대생을 뽑을 계획이다.

디자인 홍보 관리 영업등 분야에서 여성인력이 활용되고 있다.

한라는 지난해 3백60명중 19명을 선발했다.

한라중공업에 9명, 한라건설에 3명, 만도기계에 5명, 한라자원에 2명을
배치했다.

한라의 금년 하반기 공채인원은 모두 5백20명.

5~10%선인 26~52명의 대졸여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기아는 지난해 5백명중 18명의 여대생을 뽑아 전산 홍보 기획 수출 마케팅
선전 연구부서에 근무시키고 있다.

해태는 지난해 모두 2백50명중 30명을 선발했는데 올해는 2백50명중 50명을
선발한다.

근무 분야는 기획 전산 디자인 연구직등이다.

미원은 지난해 96명중 12명을 채용, 미원 미원유화 미원정보기술등에 배치
했다.

올해도 1백20명중 15명정도를 채용최소인원으로 잡고 있다.

기타 지난해 전체의 5%이하의 여성인력을 채용한 롯데 금호 대림 동양
코오롱 고합 우성 동부 극동건설 벽산등은 올하반기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성인력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