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A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세계적인 관광명소이다.

올해 설립30주년을 맞은 이곳은 세계각지에서 오는 사람들로 매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세트촬영장이 갖춰진 이곳에는 유명영화의 내용이나
장면을 원용해 만든 15가지의 오락시설이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백투더 퓨처 라이드".

영화에 나오는 8인승 데로리안(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의 시공간을
나르는 느낌을 갖도록 만든 시뮬레이션장치이다.

이 유니버설스튜디오도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달라지고 있다.

첨단기법을 이용한 SF영화가 영화의 주류를 이루는 것처럼 테마파크
(놀이공원)에도 영화속의 인물보다 환상의 장면을 보여주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이에따라 영화 "주라기공원"의 장면재현공간을 만들고 있다.

미통신회사 AT&T사의 협조를 얻어 인터액티브 비디오전시장도 지었다.

첨단통신시설을 이용한 각종장비들을 배치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낸다.

영화속의 특수효과 연출법을 보여주는 "시네매직"룸도 마련했다.

헐리우드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지난 90년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마련한
제2의 테마파크도 확장공사에 들어갔다.

30억달러를 들여 96년까지 공사를 벌인다.

목표는 30개이상의 쇼장을 갖추는 것.

물론 새로 건설하는 쇼장은 모두 최신기기를 응용한 멀티미디어전시장으로
꾸민다.

놀이동산의 시조 월트디즈니사도 멀티미디어를 보여주는 테마파크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직모션 머신을 활용한 "스타투어즈"쇼룸을 전세계 4곳에 있는 기존의
디즈니파크에 마련했다.

디즈니사는 현재 7억달러를 들여 버지니아주에 다섯번째 디즈니공원을
만들고 있다.

96년 완공 예정.

27억달러를 투입, LA아래쪽 아나하임에도 건설할 계획이다.

동경디즈니사에서는 9개화면 멀티스크린극장인 비젼나리움을 마련, 주목을
끌고 있다.

체감시뮬레이터인 보디워즈도 대인기다.

타임워너사도 93년 미국내 7개의 테마파크를 갖고 있는 식스 플랙사를
인수, 각각의 공원을 멀티미디어파크로 단장하고 있다.

일본의 게임기업체도 멀티미디어테마파크조성사업에 뛰어들었다.

방에서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함께 첨단과학을 즐기는
공동체문화를 조성해 보자는 취지다.

세가사는 세계에서 처음 오사카의 아시아태평양트레이드센터안에
멀티미디어전문놀이공간 "가르보"를 만들었다.

올해에는 동경근처 요코하마에 이를 본딴 어뮤즈먼트테마파크 "죠이폴리스"
를 세웠다.

"공원처럼 열린공간에서 즐기는 멀티미디어오락은 컴퓨터와 통신을 통한
개인멀티미디어 이용과는 또다른 차원입니다.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면서 가상현실 또는 첨단과학의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 테마파크의
장점이지요"

세가어뮤즈먼트사 테마파크사업본부 죠이폴리스관장 타무라 마사유키씨
(42)의 얘기이다.

세가사는 VR(가상현실)에 관한 최신기술을 사용, 2000년까지 일본에
50개소의 참가체험형 멀티미디어테마파크를 만들고 나아가 이사업을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남코사도 지난7월 동경세다가야에 도시형테마파크 "다마고제국"의 문을
열었다.

컴퓨터그래픽스(CG)영상기술을 사용한 시뮬레이터를 대량으로 설치한
것이 특징.

젤리코사도 게임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게임기업체들이 멀티미디어테마파크 설립에 나서는 것은 게임기기가
대형화되고 첨단화되면서 대형화면등을 통해 보다 실감나는 상태를 즐기려는
층이 늘고 있기 때문.

"안방에서 혼자 즐기기보다 밖에서 함께 즐기는 것이 동양의 정서에 맞다고
봅니다. 이같은 공원에 흥미를 느껴 다시 오고싶은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가네자와 요시아키 젤리코사장의 얘기이다.

멀티미디어테마파크 조성에 따른 컴퓨터놀이문화는 개인용컴퓨터에 의한
멀티미디어문화보다 빨리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공동체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