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0여년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측에 상.하양원을 내준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첫째는 클린턴 대통령의 지속적인 인기하락이다.

둘재는 보수파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미움을 사고있는 것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주로 정치적 불만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가 트루먼 이래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 된 것은 지난 92년 대통령선거당
시 범죄퇴치등 국내문제를 내걸고 당선된 뒤 재임 2년이 다 되도록 국내
문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데 있다.

의회에서는 민주당 우세에도 불구하고 경제활성화 대책과 의료보험개혁등
공약사업을 추진하는데 실패했던 클린턴의 나약한 이미지는 미국민들
사이에 리더십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불러 일으켰다.

<>중동평화정착 <>북한핵문제 타결 <>아이티사태 해결등으로 요약되는 그의
외교적업적 또한 국민들로부터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점도 클린턴의
인기하락을 재촉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인기하락은 곧바로 유권자들의 민주계 후보 기피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공화당의 대약진은 미유권자들의 이러한 <>반클린턴
<>반정부 <>반진보의 결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남부주에서의 보수성향 돌출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남부주는 농업지역이라는 특성상 보수성향이 강하지만 남북전쟁
여파로 정치적으로는 항상 민주당에 편향돼 왔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남부주 유권자들마저 민주당의 진보성향
을 거부하고 보수성향을 선택함으로써 민주당에 참패를 안겨준 것이다.

이는 곧 남부 유권자들이 후보선택에 있어서 감정보다는 정책을 최우선
요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 김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