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APEC(아.태경제협력체) 각료회의가 오는 11~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8개회원국 정상및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제2차지도자회의가
15일 보고르에서 각각 열린다.

APEC는 지난해 시애틀회의부터 총회의 성격을 각료급에서 정상급으로
격상시켰기 때문에 이번 총회의 관심도 지도자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번 지도자회의의 의제는 크게 <>역내 무역투자자유화방안 <>제2차 EPG
(현인그룹)및 PBF(태평양경제인포럼)보고서 채택여부 <>지난해 시애틀
지도자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의 이행상태점검 <>향후 APEC발전방향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운데서도 최대이슈는 역시 역내 무역투자자유화일정을 이번회의에서
과연 설정할 것인가와 설정한다면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되고 있다.

바로 이내용은 정상들이 발표할 소위 "보고르선언"의 핵심을 이룰 전망
이다.

역내 무역투자자유화일정이 정상회담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일정을 놓고 다양한 견해들이 표출되고 있는등 회원국들이 아직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와있는 역내 무역투자자유화일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EPG가 발표한 일정과 PBF및 의장국 인도네시아가 제시하고 있는 일정이다.

EPG는 역내 자유화를 2000년부터 착수해 회원국의 경제발전격차를 고려,
국가별로 3단계를 거쳐 오는 2020년에 역내 무역투자를 완전히 자유화
시킨다는 내용이다.

선진국의 경우 2010년까지, 중진국은 2015년까지, 후진국은 2020년까지
완전 자유화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이에반해 민간경제인으로 구성된 자문기구 PBF와 인도네시아는 95년부터
무역투자자유화작업에 착수, 선진국은 2002년까지 완전자유화를 달성하고,
늦어도 2010년까지 모든 회원국이 자유화를 완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PBF와 인도네시아가 EPG보다 더 빠른 자유화일정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제시에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등 일부회원국들은 반발
하고 있다.

역내 무역투자자유화를 이룩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제시한 목표
내용이 애매모호할 뿐만아니라 강제성을 지닌 구속력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이들국가의 주장이다.

즉 자유무역의 정의에 대한 해석도 아직 명확하지 않고 최혜국대우에
대한 보장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최혜국대우의 무조건보장"이 무역투자자유화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대국이 시장을 개방해야 자국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미국의 상호주의
원칙에 대한 견제로 볼수 있다.

한국의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이 목표채택을 연기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APEC회원국간에 이같이 일정을 놓고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EPG의 보고서내용을 중심으로 오는 2020년까지 무역투자자유화
를 완성한다는 총론적인 입장을 채택하고 최혜국대우문제및 구체적인 이행
방법은 95년 오사카회담에서 논의한다는 선에서 "보고르선언"이 작성될
전망이다.

또 투자자유화의 경우 역내국간 금융 세제 인센티브등 투자혜택을 외국인에
대해서도 내국인과 똑같이 대우한다는 "비구속적 APEC투자원칙"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회의에서는 또 민간자문기구인 PBF를 APEC의 정식기구로 영구화시키는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부간 협의체 성격인 APEC가 제대로 역내 무역투자자유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기업인들이 참가해서 경험과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게
미국의 주장이다.

APEC에서 결정된 사항도 기업들이 실제 국제무역에서 활용할수 없다면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시적인 자문기구인 EPG가 APEC의 비전을 제시하고 해체되면 실물경제의
주역인 기업인들이 부딪치는 문제를 APEC에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이러한 주장에 아직 다른 회원국들이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회의에서 PBF가 한시적이 아닌 정식 자문위원회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따라서 APEC는 지난해 시애틀정상회담및 각료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회의를 통해 "느슨한 협력체"에서 역내 무역투자자유화를 추진해 가는
실질적인 경제협력체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 <>APEC국제대학원설립 <>경제연구센터
설립 <>과학기술장관회의 연례개최등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대학원이나 경제연구센터의 경우 APEC회원국들이 일정분의 자금을
출자해 상호 경제개발계획, 정보교류등을 목적으로 설립하되 한국에 설치
한다는 입장이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