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경기상승세가 얼마나 계속될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것이 사실이다.

통계청은 지난 1일 발표한 "94년9월및 3.4분기 산업활동동향"에서
국내경기가 지난해 1월을 바닥으로 21개월째 상승중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이변이 없는한 오는 96년까지 경기확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통계청의 전망대로라면 이번의 호황기는 지난 75년6월부터 79년2월까지
44개월간 계속된 호황때보다 더 길어질수 있게 된다.

이같은 통계청의 낙관적인 전망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경기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리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즉 미국 경제가 적어도 96년까지 경기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도 올 2.4분기를 바닥으로 3~4년동안 경기회복세를 맞을 것이고
유럽도 내년부터는 경기확장 국면으로 전환되리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중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며 우리경제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구조이기 때문에 경기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청의 전망대로 경기확장이 계속되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우선 현재의 경제성장률 연간 8%선은 우리경제의 적정성장률 7% 안팎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누적될수
있다.

이 처럼 심각한 물가불안을 무시하고 경기상승세를 연장시키려 할 경우
거품경기로 이어져 경기침체에 빠지기 쉽다.

또한 물가상승압력을 행정규제를 통해 억제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며
기회만 있으면 큰 폭의 물가상승으로 우리경제에 충격을 줄수 있다.

다음은 우리경제가 개방경제로 전환됨에 따라 외부 충격에 노출되고
그럴수록 경제안정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올해 자본재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상수지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해외자본의 유출입으로 환율불안정이 심해지면
수출증대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

따라서 우리처럼 소규모 개방경제는 환율 물가 임금 금리등 경제지표를
안정시킴으로써 해외요인이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우리경제는 산업구조 조정중이며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지난 10여년동안 우리제품의 수출구조는 경공업 위주에서 중화학공업으로
급격하게 바뀌었으나 이는 양적인 변화일뿐 기술수준 부가가치 상표지명도
등에서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더구나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이외에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제조업과
비제조업등 산업별 불균형이 심각하여 이른바 "양극화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리한 경기확장보다 경제안정속에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를 다지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는 경기상승을 무조건 반기기 보다는 이에 따른 비용을
차분히 계산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