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자동차로 15분거리에 있는 산마태오지역. 역삼각형
모양의 5층짜리 건물 두채가 서있다.

세계적인 컴퓨터아트웨어를 생산하는 기업 일렉트로닉 아트(ELECTRONIC
ARTS)사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우리직원 5백여명이 4억1천8백만달러(한화 약3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순수익은 4천5백만달러였지요.

올해에도 30%이상 성장하리라 봅니다" 마크 루이스 해외담당부사장의
얘기이다.

이 회사의 회장은 로렌스 프로브스트3세.올해 44세이다. 이회사를
세우기전 액티비전이라는 영화사에 다녔다. 직원들의 80%가 30대이다.

본관4층은 모두 연구진의 방.버클리나 스탠포드 MIT등 일류대출신
연구원들이 아침7시면 출근한다. 직원중 70%가 각종 예술분야 전문가
들이다.

연구원중 일부는 11월에 나올 게임소프트 "건파이어"의 최종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건파이어"는 전투비행사를 주인공으로 실제전투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
실감나게 게임을 벌이도록 만드는 CD롬 타이틀. 게임을 하는 사람은 영화
장면과 똑같은 화면속의 비행사와 대화를 나누며 전투지시를 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실제로 싸움을 하고 있는 듯한 상황에
빠져든다. 2년동안 무려 1백20명이 달라붙어 만들었다.

작업의 첫단계는 작가가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각본자가
이것을 게임용각본으로 꾸민다. 각본에 맞게끔 프로그램을 짜고 구성을
하면 연출자가 단장을 한다.

여기에 필요한 컴퓨터그래픽스와 애니메이션을 사용,영상처리를 하고
음악을 추가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아날로그신호를 디지털로
바꾼다.

CD롬 타이틀제작은 이처럼 종합예술작업을 요한다.

"우리는 기술자인 동시에 예술가에요. 멀티미디어시대는 기술과 예술을
동시에 필요로 합니다" 비디오컴퓨터 처리과정실 제리 뉴튼씨의 설명이다.

뉴튼씨는 비디오신호를 디지털로 처리하는 기술자.이회사에서 4년간
근무했다.

일렉트로닉아트의 인기타이틀은 시뮬레이션용인 "시울프""척 이거의
에어 전투",스포츠분야의 "월드 투어 테니스""PGA 투어골프""존 매든
풋볼""NHLPA 하키""NBA농구"등이다.

최근에는 "신디케이트""시간의 라비린스"등 전략게임종류가 잘팔린다.

일렉트로닉아트는 게임타이틀뿐만 아니라 에듀테인먼트(오락성교육
프로그램)분야의 타이틀도 내놓고 있다.

게임과 에듀테인먼트류를 포함,1백만달러어치이상 팔린 것만 1백86개,
2천만달러이상짜리도 10개나 된다.

IBM,매킨토시,3DO등 각기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에 맞춰 소프트를
내놓고 있다.

특히 3DO라는 새로운 멀티기기에 맞는 타이틀을 제작,일찍부터 이
시장 진출에 나섰다.

마이클 뉴튼부사장은 앞으로는 스포츠영웅이나 유명영화배우들을 주인공
으로 한 멀티미디어타이틀이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멀티미디어시대가 열리면서 이같은 전문 타이틀업체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전문업체는 노하우를 배경으로 CD롬타이틀을 집중적으로
생산한다.

미국내에서만 올연말까지 무려 1천5백개의 CD롬타이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CD롬타이틀만 취급하는 전문점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업체의 행보는 빠르다. 새로운 하드웨어에 맞게 새로운 타이틀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애틀에 자리잡은 시에라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주로 백과사전타이틀을
만드는 이 업체는 보다 특색있는 타이틀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경영방침을
세우고있다.

라이언킹 맥골리엇등 애니메이션 영웅이 등장하는 타이틀및 자가진단및
치료용 타이틀도 제작할 계획이다.

"20세기가 영화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인터액티브의 시대라고 할 수
있지요."(시에라사 캐시 길모어 섭외협력부장)

컴퓨터가 만들어낸 환상의 전자영상문화는 이제 전세계에 펼쳐지고있다.
문화예술의 모든 장르가 집약돼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체험할 수 있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