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를 제외한 노인용품중 현재 시중에 선보이고 있는 상품은 크게 건강
관련용품류와 생활보조용품및 침구 의류용품 배변보조용품 보행보조용품
등으로 구분해 볼수 있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가 지난5월 주최한 국제실버산업전에는 노인전용주택
모델하우스와 효도관광상품, 노후연금과 관련된 금융상품등 3천여종의
실버상품이 등장했지만 고령의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사 실생활에 요긴하게
이용할수 있는 상품의 선택폭은 아직 그다지 넓은 편이 아니다.

건강보조식품과 혈압계를 중심으로 한 건강관련용품과 안심팬티(요실금)
방수시트등의 배변보조용품및 구강세척제, 욕창파우더등의 일부 한정된
상품만이 비교적 탄탄한 시장기반을 갖고 있을뿐 대다수는 수요확보에
고전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업계는 실버용품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크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수요부족과 실소비자인 노인계층의 구매력부족으로
대규모투자가 어려워 국내기업들은 의류 침구등의 단순제품생산에 머물고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품목은 거의가 일본 대만등 외국산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실버용품매장의 진열대도 고가의 수입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실버용품의 가격대는 적게는 수천원부터 용도에 따라 수십만원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지만 개당 9천원인 외피용 살균소독제에서 13만원을 호가하는
혈압기에 이르기까지 국산제품은 매장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올한햇동안 1백2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안심팬티는
럭키와 상당수의 중소무역업체들이 대만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으로 제품을 수입해 판매중이며 아이디어상품이랄수 있는 목가습기, 여성용
소변기, 다기능자동욕조, 이온효과를 내는 내의, 양말도 모두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다.

골다공증 예방효과로 인기가 높은 칼슘식품은 건강보조식품업체와 제약
회사등 약20개의 국내업체들이 작년한햇동안 4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가격이 최고 20만원이상을 호가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실정
이다.

대표적 노인성질환인 치매의 치료제는 동아제약 한유제약 한국산도스등
대형제약업체들이 앞다투어 신약을 내놓고 시장을 연간 약1백30억원규모로
키워 놓고 있으나 이부문의 지속적인 성장 역시 노인층의 구매력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가질수 밖에 없다.

국산실버용품의 다양한 개발과 수요확대를 가로막는 열악한 여건은 상품의
선택권을 쥐고 있는 노인들의 생활실태조사를 통해 다시한번 확인된다.

서울시가 지난8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 60세이상의 노인
1천명중 무려 73%가 노후대책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이며 한달용돈을 11만원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37%에 그쳐 판로확보에 애를 먹을수 밖에 없는
실버용품업계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실버시장이 아직은 산업화를 위한 사업성을 확보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실버산업이 전체국민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공익사업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 정부의 중.장기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