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변해야 합니다. 자금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오던 지금까지의
경영방식으로는 안됩니다. 고객중심으로 경영전략이나 조직운영및 업무흐름
이 바꿔져야 합니다. 경쟁력제고를 위한 금융자동화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시에치노시스팀컨설팅의 노중호사장(55)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국가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며 이는 경영 자체가 은행장등 최고경영자를 중심
으로한 과거 행태를 그대로 지속하고 있고 아직도 제도적 장치안에서 보호
받기를 원하는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금융업계에 구축된 전산시스템은 오히려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발목을 죄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시스템운영비 증가율이 이를 통해 얻는 생산성및 이익증가율을 훨씬
웃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금융업계의 전산시스템은 독재형의 중앙집중식이 대부분입니다. 공급자
위주의 경영 사고방식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노사장은 최고경영자및 임직원 모두가 우선 고객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는
고객중심의 경영및 업무풍토가 조성될때 경쟁력을 제고할수 있는 금융
자동화가 가능케 된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이 금융자동화로 성공할 수 있었던것도 우수 기술의 도입이라기
보다는 은행장을 비롯 전임직원이 고객중심의 사상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중심의 금융자동화 모델로 "다운사이징"을 들었다.

사용자중심, 개방형시스템, 멀티미디어, 분산처리등으로 특징지워지는
다운사이징이야말로 금융업계뿐아니라 고객중심의 경영을 앞세워야 하는
모든 업계가 지향해야할 정보화 모델이라는 것이다.

"금융산업의 국제화와 개방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1세기 국제
금융환경의 한일원으로서 유수의 선진 금융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우선 21세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60~70년대 발상
으로 금융업계의 경영이나 조직운영및 정보화가 지속된다면 결과는 암담할
뿐입니다"

노사장은 특히 "금융자동화는 전산실 직원이 전담해야 한다"는 과거 사고
방식을 가진 금융기업은 정보기술 운영의 성패가 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도태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