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북한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세파에 찌든 나를 바람에
실려 보낸다."

이렇게 시작된 거풍회는 북한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체력을 단련하고
건전한 정신을 수양하고자 모인 "동아생명"의 야간산행 동우회이다.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매주 수요일 추진하고 있는 신풍운동의 일환인
"자기개발의 날"에 맞추어 퇴근후 회사를 출발해 북한산 세검정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1시간이 소요되는 정상 대남문까지 오르는 동안 거풍회 회원
들은 나 자신을 잃어가는 삭막한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자신감과 적극성에
가득찬 발걸음으로 산행을 하며,도심 한복판에서 일에 찌들어지친 몸에
흐르는 땀방울과 어우려져 자신과의 싸움은 시작된다.

흠뻑 땀을 적시며 남대문에 도착하면 서울의 야경은 그야말로 황홀함을
자아내며, 시원하고 맑은 바람을 마음껏 흡입하는 이 순간이야말로
야간산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상상할수 없으리라.

중간에 쉬어가는 코스인 깔딱고개에 도착하면 물과 과일로 목을 축이고,
정상에 도착하여 펼쳐놓고 먹는 도시락과 한 잔의 술은 참으로 표현할수
없는 환상적인 맛이다.

우리 이 거풍회의 최고의 멋은.-회원 모두에게 튼튼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을 제공하고자 하는것도 중요하지만,-무엇보다도 정상에서 모두
최대한 간편한 복장(읽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음)으로 완전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 호흡 한다는 것이다.

"거풍회"를 잘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이해가 잘 안되겠지만 거풍회는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서는 동행을 할수 없고,진솔한 자신을 드러낸 그
시점부터 북한산에 우뚝솟은 바위처럼 힘찬 내일을 향하여 전진할 나를
만드는 것이라 할수 있다.

또한 정상 대남문에서 하산 코스인 정릉 청수장까지 가는동안 회원들은
정신을 통일하고 도심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 버리고자 북한산 계곡의
찬물속에서 여름이나 겨울이나 냉수욕으로 나 자신을 만들기도 한다.

융자부에서 처음으로 시작해,초창기 회원들의 헌신적인 수고에 힘입어
벌써 2년이라는 짧지않은 역사를 만들었다.

허창두부장,유홍종 유홍열과장,박수현대리,이은호 이재웅 김광회 강경복
사우등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많은 동아인의 참여와 회원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우리 모두의 힘찬
화이팅을 외쳐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