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미국과 세계 ]]]

==============================요 약=================================

21세기의 세계에 대한 전망은 풍요와 평화로 가득찰 것이라는 낙관론과
빈.부격차 심화, 환경파괴, 기아와 실업만연이라는 비관론으로 엇갈린다.

현재로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다소 강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21세기가 살기좋은 시대가 되려면 미국의 역할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미국이 현명하고 일관성있는 21세기대비책을 수립하지 못하면 21세기는
살아가기에 험난한 세상이 될것이다.

밝은 21세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의 주도하에 3가지의 단순하면서도
과감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이 3가지는 <>유엔체제를 강화하고 <>각국간의 경제협력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윤리와 도덕정신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같은 대비책을 수립,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미국지도자들이 있어야만
우리는 21세기의 모든 문제를 잘 대처해 나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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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번영과 위험의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채 21세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 인류가 꿈꾸고 있는 21세기의 번영이 절반만이라도 실현된다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풍요와 평화로 가득찬 세상을 살게 된다.

그러나 위험 요인들이 불거져 나온다면 미국과 전세계는 비참함속에서
하루하루를 이어나가게 될 것이다.

인간의 노력으로 세상이 더욱 살기좋은 곳으로 변모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21세기가 낙관적인 시나리오대로 펼쳐진다면 세계 각국은 서로차이점들을
평화롭게 조정하고 인간의 창조력으로 맺은 결실을 균등하게 나눠갖게
될 것이다.

인류는 지구의 환경도 적절히 보호하면서 과학과 발명능력을 발전시켜
세계 총생산을 증가시킨다.

극빈계층의 생활수준도 상당히 높아져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먹고 살
수 있게 된다.

인구증가의 둔화도 예상할수 있다.

높은 수준의 인권과 민주 정치, 약자에 대한 관용등으로 전세계는 평화를
누리게 된다.

즉 많은 미국인들이 적어도 관념적으로는 미국을 번영되고 너그러우며
평화로운 나라로 생각하는 것처럼 미래의 세계도 오늘날의 미국과 비슷해
질 것이다.

세계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앞에서 열거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각박함, 국내외적인 폭력, 사회적인 파괴가 기승을 부린다.

인류번영의 증진은 고사하고 경제성장 속도가 인구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해 전세계는 기아과 실업에 허덕인다.

무역전쟁은 한층 치열해져 선진국과 제3세계간의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무차별한 천연자원의 개발로 지구가 황폐화돼 환경은 파괴되고 인류는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같은 외부환경은 미국 내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업은 늘어나고 인종차별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폭력이 난무하고 경찰과 관리들의 효율성은 곤두박질 친다.

경제성장도 둔화돼 미국 역시 살기어려운 나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더이상 세계 최강국의 자리를 고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21세기의 세계는 이 두가지 낙관과 비관의 시나리오중 어떤쪽에 더
가까울까.

현재로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민들은 현 정부와 정치지도층에 대해 과거
어느때보다도 비판적이고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 정부는 야당인 공화당의 정치공세, 특정이해관계, 우유부단성등으로
궁지에 몰려있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은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도시 한 복판에 형성돼 있는 빈민가는 구제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불간섭주의는 한계에 부닥쳤지만 다른나라의 정치 내분에 개입해 군대를
파병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쿠바난민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불법 이민에 대한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미국의 전략적 위치는 지난
50년대 이후 그 어느때보다도 비교적 높아졌다.

그러나 너무 국내문제에만 치우치는 정치적 분위기와 확실한 비전을 제시
하고 그 목표를 위해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인식시킬 국제적 감각의 지도자가 없기 때문에 미국은 현재의 위치
에서 극대화할 수있는 많은 이점들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도 최소한 2~3년간은 대담하고 진보적인 정책을 취하지
못하고 미온적인 정책만을 답보하게 될 것이다.

현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기 호주머니 사정에
타격을 줄 만큼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도 않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해관계가 우유부단과 타협의 정치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자유방임주의자들의 논리도 미온적인 정책에 한 몫 거들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이 대개 낭비적이고 비생산적이기 때문에 개별기업과
개인들이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개선할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개개인이 변하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사회전체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여러가지 이유로 미국이 현명하고 일관성있는 21세기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미국을 우방으로 여기지 않고 있는 국가들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곤경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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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