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경협 방문에 커미션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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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기업들에 이미 발부한 방북초청장을 재심사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재발급에 따른 거액의 커미션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기업과 정부의 대북경협자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의 38개기업에 초청장을 내준바
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우리 기업들과의 접촉창구를 일원화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초청장경신에 업체당 100만~500만 달러의 커미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내용에 대해 우리 기업들은 북측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그런지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초청재심방침은 우리
정부당국자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으며 저간의 사정으로 보아 커미션을
요구했을 개연성도 크다고 하겠다.
커미션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염치도 체면도 내팽개친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지만 초청을 재심사하겠다는 통보 자체에서도
간특한 책략의 냄새가 난다.
북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기업의 경쟁심리를 부추겨 우리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핵.경협연계정책을 우회하려는 술책으로 보여진다.
즉 대북투자를 촉진시키면서 커미션을 받아 당면한 외화난을 덜어보려는
양면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북한의 상투적 술책에 대해 우리 기업과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는 분명하고도 떳떳해야 한다.
북측이 노리는 우리 기업간,또는 외국 기업과의 과열경쟁에 휘말려서는
안될것이다.
우리측이 서두르지 않아도 북한의 경제개방은 필연적이다.
북한경제는 지금 식량 외환 에너지 생필품의 "4난"에 빠져 있고
작년12월 최고인민회의가 주창한 농업 경공업 무역이라는 "3제일주의"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방을 대세로 인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개방의 효과여부는 대외 경제개방에 상응하는 대내 정치개혁이
이루어질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로서는 북측의 변덕스런 제스처에 따라 북한
프로젝트팀을 해체했다 보강했다 하는 식으로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북한의 내부개혁이 이루어질 때까지 의연하게 기다릴줄
알아야 한다.
서방 기업들의 북한진출에 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투자여건을 감안할때 서방기업들도 쉽게 들어갈 계제가 아니다.
더구나 국제 비즈니스관행에도 없는 커미션까지 주어가며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거래를 트려 한다면 북측과 똑같이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지탄을 받을 것이다.
도와주는 것과 거래는 엄연히 다르다.
정부 기업 모두가 대북경협을 눈앞의 이익추구가 아닌,통일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조급하게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기 보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남북교역을 자연스럽게 늘려 경제장벽을 서서히 허무는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9일자).
통보하면서 재발급에 따른 거액의 커미션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기업과 정부의 대북경협자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의 38개기업에 초청장을 내준바
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우리 기업들과의 접촉창구를 일원화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초청장경신에 업체당 100만~500만 달러의 커미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내용에 대해 우리 기업들은 북측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그런지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초청재심방침은 우리
정부당국자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으며 저간의 사정으로 보아 커미션을
요구했을 개연성도 크다고 하겠다.
커미션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염치도 체면도 내팽개친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지만 초청을 재심사하겠다는 통보 자체에서도
간특한 책략의 냄새가 난다.
북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기업의 경쟁심리를 부추겨 우리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핵.경협연계정책을 우회하려는 술책으로 보여진다.
즉 대북투자를 촉진시키면서 커미션을 받아 당면한 외화난을 덜어보려는
양면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북한의 상투적 술책에 대해 우리 기업과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는 분명하고도 떳떳해야 한다.
북측이 노리는 우리 기업간,또는 외국 기업과의 과열경쟁에 휘말려서는
안될것이다.
우리측이 서두르지 않아도 북한의 경제개방은 필연적이다.
북한경제는 지금 식량 외환 에너지 생필품의 "4난"에 빠져 있고
작년12월 최고인민회의가 주창한 농업 경공업 무역이라는 "3제일주의"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방을 대세로 인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개방의 효과여부는 대외 경제개방에 상응하는 대내 정치개혁이
이루어질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로서는 북측의 변덕스런 제스처에 따라 북한
프로젝트팀을 해체했다 보강했다 하는 식으로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북한의 내부개혁이 이루어질 때까지 의연하게 기다릴줄
알아야 한다.
서방 기업들의 북한진출에 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투자여건을 감안할때 서방기업들도 쉽게 들어갈 계제가 아니다.
더구나 국제 비즈니스관행에도 없는 커미션까지 주어가며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거래를 트려 한다면 북측과 똑같이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지탄을 받을 것이다.
도와주는 것과 거래는 엄연히 다르다.
정부 기업 모두가 대북경협을 눈앞의 이익추구가 아닌,통일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조급하게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기 보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남북교역을 자연스럽게 늘려 경제장벽을 서서히 허무는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