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초청장 같은 것을 뒤늦게 받아 결과적으로 큰 결레를 한 경험은
누구나 한두번씩 갖고 있을 것이다.

우편물이 폭주하다 보니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고 지나치기가 쉬운데
최근들어 그 정도가 심해서 참으로 심각한 상태에까지 이르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도 일련 사이에 대규모 행사를 두번이나 치렀고 요즈음은
하는 일이 출판관계업무이기 때문에 많은 우편물을 취급할수 밖에 없어서
그 실상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험하고 있다.

시내 우편물이 열흘만에 들어가는 것은 다반사요 같은 여의도 지역안에서도
보름만에 받아보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대전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하는 한 선배는 발송날짜와 회사 접수
날짜가 찍인 내 초청장을 일부로 들고와 29일 만에야 받아보게 된 사연을
한탄하고 돌아갔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늦게라도 들어가면 그나마 다행인데 아예 받아보지
못했다면 그 우편물은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중요문건은 아예 등기속달로 부치고 같은 여의도 지역안
에서는 심부름센터에 의뢰하여 인편으로 직접 배달하고 있다.

일반우편을 믿지 못하여 등기속달이나 사람을 사서 배달시키는 일이 현대
국가에서 있을수 있는 일인가.

미국에서는 아이들 월사금을 개인 수표를 끊어 일반우편으로 학교에
보내도 이와 관련한 배달지연이나 받지못한 사고를 한번도 들은 바가 없다.

편지많이 보내기로 유명한 런던시내에서도 그 다음날로 단드시 배달이
된다.

이것은 국가질서의 기본이다.

최근 극성스러운 사회범죄와 끝간데 모르는 하급공무원들의 부정등은
모두 국가사회의 기강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본질서부터 세우는 것이 정부가 할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