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미국 증시가 갑작스럽게 변동성이 극에 달하는 ‘워블링 장세’(wobbling market)로 바뀌고 있다. 과거 흐름을 추적해 보면 미국 증시는 크게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를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을 거친 뒤 재차 뛰어오르는 급등장(skyrocketing)과 다시 한번 추락하는 폭락장(flash crash)이다.두 흐름 중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가늠하려면 주가가 흔들리는 원인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주요 기업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계속 제기돼 왔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롯해 어떤 평가 잣대를 적용해도 미국 증시는 거품이 낀 것으로 나온다.트럼프노믹스도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불과 40여 일 만에 관세에 초점을 맞춘 행정명령이 70건 이상 발동됐다. 포고령, 메모랜덤까지 포함하면 행정조치가 100건에 이른다. 국제법에 의존하지 않고 ‘광인과 홍수 전략’으로 쏟아내는 관세 정책은 주식 투자자가 가장 싫어하는 롱테일 리스크다.통화정책도 그렇다. 작년 9월 뒤늦게 추진한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 재발 조짐이 뚜렷하다. 1980년대 초 ‘볼커의 실수’(Volker’s failure)가 우려될 정도다. 이달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피벗을 지속할 것인지, 속도를 늦출지 아니면 종료할지를 놓고 논쟁이 심하다. 어느 시각이 부상하느냐에 따라 주가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펀더멘털 요인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작년 말까지 대부분 예측기관은 올해 미국 경제가 물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겸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면담했다. 미국 측은 이 자리에서 군함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어 나를 탱커, 북극 일대에서 활용할 쇄빙선 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3~4년 치 일감을 쌓아둔 한국 조선업계에 ‘우리 배부터 빨리 만들어 달라’는 긴급 요청이 들어온 셈이다.탄핵에 따른 대통령 궐위로 대미 통상 외교가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다행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동맹국에도 주저 없이 청구서부터 내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움직일 협상 카드가 생겼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현재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국가 중 미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첨단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두 곳뿐이다. 미국 조선 시장은 군사용 선박만 따져도 연평균 수십조원 규모다. KOTRA에 따르면 미국 해군이 새로운 함정 건조를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약 300억달러(약 42조원)다. 매년 12척의 해군 함정을 새로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국내 조선사는 미국 정부가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구조적인 약점이 적지 않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은 연평균 1만2000명 이상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2027년에는 누적 부족 인원이 13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인 쿼터를 늘리는 것을 넘어 더욱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업을 조세특례법상 국가전략 기술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튜브에 나와 인공지능(A)의 국방 활용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드론 전쟁인데 수십만 젊은 청년들이 왜 군대에 가서 저렇게 막사에 앉아 세월을 보내고 있나. 저게 과연 진정한 국방력이고 전투력일까.” 그러면서 “결국 다 드론·로봇·무인으로 갈 텐데 국방을 AI화해야 한다”고 했다.요약하면 드론·로봇 등 AI 기술을 활용하면 병력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견 그럴듯하지만, 조금만 따져보면 이 대표의 인식이 냉엄한 국제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무인기를 도입하면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른 쪽에서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전문 운용 능력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인 공격기 리퍼와 관련된 ‘리퍼의 역설’이다. 드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모든 가용 전투력을 통합하는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의미다.우리의 지형적 특성으로도 대규모 지상군은 절대적이다. 북한과 지근 거리인 서울·수도권에 국가 자산의 상당 부분이 몰려 있는 우리로서는 완충지대가 없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수도권에서 밀리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탄탄한 육군 병력으로 수도권을 틀어막아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다. 주지하는 대로 남북한의 지상군 병력 격차는 3 대 1로 북한에 밀린다. 저출생 여파로 현역병이 줄자 예비군 강화와 시니어 병력 활용 방안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이 대표는 무슨 의도로 병력 감축을 운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각국은 모병제에서 징병제로 전환, 군 복무 기간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