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 연세대교수/경영학 >

중국은 지난봄 GATT사무총장 각국의 학자 관리등을 초청, 중국정부는
앞으로 개방적이고 투명한 대외경제및 무역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이를 위해 3년이내에 대외무역법을 완비해 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외국과의 무역거래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와같이 중국이 무역제도를 정비하고 GATT에 가입할것을 서두르는 이유는
UR의 타결로 이루어질 세계자유무역질서의 확대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볼수있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후진국들의 대선진국 수출이 UR의 타결로 인해 평균 약15%
증가하리라고 보는 반면에 중국의 수출은 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중국은 그들이 의도하는 대로 시장지향적 개방정책을 통해
균형된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이룰수 있을 것인가.

중국정부당국에 의해 제시된 중국경제의 발전 전략과 전망은 중국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중국경제가 안고 있는 우려할 만한
문제들이 있다.

오늘날 중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역적 이중구조의 문제이다.

해안선을 따라 설립된 경제특구지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반면에 내륙지방에는 아직 이렇다할 경제발전의 효과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13%의 성장을 보인 중국은 그 성장의 대가로 높은 물가상승을
겪게 되었다.

해안지방에서는 높은 명목소득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물가상승의 피해를
덜 입었으나 물가상승이 초래한 긴축정책은 성장을 이루지 못한 내륙지방의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도 악화시켜 내륙지방이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하나의 문제는 국영기업의 비효율성이다.

중국이 비록 시장기구를 도입하였다고는 하나 아직 기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구를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기업활동이 관료적 조직으로 구성된 국영기업에 의해
영위되고 있어 비대한 고용, 자본집약적 생산시설의 선호, 기득권을 이용한
사적이득의 추구등으로 비효율이 증대되고 있다.

중국인들중에 가장 최적의 생활을 영위하는 가정은 강철냄비와 황금냄비를
장만한 가정이라는 말이 있다.

이때 강철냄비는 비록 보수는 좋지 않으나 안정적인 정부내의 직장을 의미
하고 황금냄비는 높은 보수를 받는 외국기업내의 직장을 의미한다.

남편은 정부에서, 아내는 외국기업에서 일할 때 그 가정은 마치 강철냄비와
황금냄비를 함께 소유하는 셈이며 이때 이 가정은 가장 부유한 생활을
즐길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 이야기가 오늘의 중국경제의 문제를 잘 풍자해 주고 있다.

중국은 계속 시장지향적 개방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므로 해안지방과
외국기업, 그리고 대규모 국영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의 소득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이에따라 그들이 수요하게 될 보다 높은 수준의 제품들이 요구될 것이고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높은 자본과 기술을 요하는 산업에의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이에따른 물가상승을 비롯한 사회불안정의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또한 강철냄비나 황금냄비를 갖추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어떻게 향상될수 있는지의 문제가 남게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시장지향적 개방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중국 고위당국은 최근 이중적 환율체제를 단일화하는등 대외거래의 자유화
폭을 확대하며 제조의 국제화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제기관이 발행한 달러표시 수표를 현금화
하는데 반나절이나 소비하게 하는 하부구조의 비효율성은 중국이 앞으로
넘어야할 만리장성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