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화학 임원들은 지난 7월중순 열린 상반기 실적보고및 하반기전략회의
에서 떨어진 사장 지시에 당황했다. 박원배사장이 공식모임에서 "올해 1백
억원이상의 흑자를 내도록 열심히 일하라"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기획실의 보고를 듣는 것이 고작이었던 임원들은 박사장의 지시를 다소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한양의 보수성과 부서별 자율경영 중시풍토가
어느정도 수준인가를 쉽게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한양의 이같은 보수적인
분위기는 인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위주의 경영에서 자연스럽게 조성돼왔다.
화려하고 저돌적이기 보다는 무미건조해 보이는 이 자율방식이 한양의
색깔이 되고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가장 잘맞는 인물이 바로 박원배 사장. 그룹 공채 2기인
그는 전형적인 "덕장"으로 통한다. 1주일에 두세차례씩 부서를 돌면서 직원
들과 격의없이 만난다. 직원들이 마음대로 찾아올 수 있도록 사장실을 항상
개방해둔다. 원만한 대인관계로 플라스틱영업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
했다. 지난89년 사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탁월한 융화력으로 합병조직의
"한양화"를 조기에 매듭짖는 능력을 발휘했다.

한양화학은 PVC를 주품목으로 하는 한국프라스틱,폴리에틸렌 VCM 가성소다
업체인 미다우케미컬사 합작법인인 한양화학,다우현지법인인 한양전기등의
통합으로 탄생한 기업인만큼 이질적인 요소들을 제거,조직의 일체감을 강화
해야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있었던 것이다.

박사장의 인간적인 면모 못지않게 돋보이는 점은 "면도날"로 통하는 투자
판단 및 시장분석능력이다. 투자시기판단에는 "선천적"이라할 정도의 능력
을 타고 났다. 투자규모 5천억원짜리 NCC(나프타분해공장)를 비롯 l-LDPE
PVC증설 가성소다공장등 프로젝트를 제때에 당초 계획에 한치의 오차도없이
완성한 장본인이다. 그는 재계에 자리잡고있는 진주고 인맥의 선봉장이다.
성재갑 럭키사장과는 진주고 동기이다. 손길승선경그룹경영기획실장 김승정
(주)선경사장과는 진주고와 서울대 상대 동문이기도 하다.

진성익전무는 지난66년 공채 5기로 입사한 이래 28년동안 플라스틱공장장
울산공장장 여천공장장등 현장요직을 거쳐 현재는 여천 총괄 공장장으로
나프타분해공장과 구공장을 맡고있다.

그는 "모아놓은 장작으로 용광로속의 쇠를 녹여 기계를 만들듯이 평상시
장작을 쌓자"며 공사석에서 자주"장작론"을 편다.

오휘명전무는 대일유업 기획실근무를 시작으로 태평개발의 프라자호텔
기획관리 한국종합기계기획실장 그룹경영기획실 상무등을 거친 기획통으로
꼽힌다. 종합기계 기획실장때 철저한 인력감사를 통해 1인당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영정상화방안을 내놓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걸어다니면서도 "업무
개선"을 생각할 정도로 그룹의 의식 혁신 운동인 프로2000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공채와 대학선배인 박사장과 훌륭한 컴비를 이루고 있는것으로 평가
받는다.

민태익전무는 재미과학자 뉴욕서북부지부장을 맡고있던 지난84년 한화그룹
뉴욕본부 제의로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한양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유화
중합에 의한 접착성 라텍스제조"등 미국특허 6건과 "저온에서 접합할 수
있는 3성분공중합체의 합성"이라는 유럽특허를 가진 고분자 전문가이다.

그는 대덕중앙연구소 연구원들에게 시장성이 있고 상품화가 가능한 연구
개발을 주문한다.

박용우상무는 NCC를 비롯 대규모 프로젝트의 잇딴 추진을 앞둔 지난88년
기자재 발주 구매등 업무를 위해 그룹에서 한양으로 옮겨왔다. 그는 NCC를
비롯 HDPE -LDPE VCM등 프로젝트에 들어갈 기자재를 제때에 값싸게 발주
구매, 공장건설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서울법대 졸업후 공채7기로 한화그룹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태평양
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발주택공사 관리부장 골든벨상사 런던지사장
등을 거치면서 남다른 국제화감각을 익혔다.

정광홍상무는 구한양화학의 설립때 입사,빙그레에서 2년동안 외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가성소다와 인연을 맺어오면서 한양을 이분야의 대표기업
을 키워온 인물로 통한다. 그는 지난87년 덤핑공세에 나선 사우디와 맞붙어
국내 수입창구를 한양으로 하고 수입량을 내수물량으로 규제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홍대식상무는 "PVC분야의 살아있는 옥편"으로 통하는 PVC전문가이다. 그는
어떤회사가 언제부터 PVC를 얼마나 사쓰기 시작하여 현재는 얼마나 구매
하는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66년에 입사한 대한프라스틱에 이어
한국프라스틱 한양화학을 거치면서 줄곧 PVC쪽을 파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김세택상무는 여천공장에서 부장으로 경리업무를 맡은이래 골든벨경리부장
한양화학경리 그룹경영관리실에서 줄곧 경리를 담당해온 이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최명식상무는 사학이라는 다소 특이한 전공에도 불구,한국프라스틱 한양
화학PVC영업부등을 거치면서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건재사업통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