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연간 5천만대가 생산되고 대당 5천개이상의 부품으로 조립
되는 자동차는 그만큼 엄청난 폐기물을 양산해 내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원자재를 소모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자동차 역시 환경규제와 우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도전에 대한 해답을 독일이 자랑하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동차재활용(recycling)전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메르세데스가 추구하는 환경경영이념은 환경보호와 고객의 삶의 기쁨과
자아실현이라는 두가지 목표의 조화에 있다.

환경보호부담이 고객의 개인적인 만족을 저해하지 않도록 배려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취지에서 메르세데스는 폐기된 차량의 회수와 재활용에 환경경영
의 목표를 두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서독지역에서만 매년 2백만대이상 쏟아지고 있는 폐차
한대당 75%가량(무게기준)을 재생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생산되는 자동차는 버릴 것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폐차의 재활용전략은 새차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생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자동차의 라이프사이클 전단계를 통해 실현된다.

새차를 개발할때 부품등의 재활용을 일차적으로 염두에 둔다는 얘기다.

환경 친화적이고 재활용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며 재활용에 문제가 있는
복합소재의 장착은 극소화시킨다는 원칙이다.

차가 수명을 다했을때 재활용가능한 부품을 재빨리 해체, 손쉽게 분류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의 환경경영전략을 보면 자동차의 애프터서비스는 폐차까지
라는 것을 실감할수 있다.

메르세데스가 이처럼 폐차의 재활용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는 가전제품등과
함께 자동차의 폐기물을 생산업자가 책임지도록 규제하고 있는 독일정부의
정책에 기인한다.

그렇다고 법적 의무만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엔진에 장착되고 있는 촉매전환장치는 90%나 공해가스배출을 줄임
으로써 법적 기준을 50%가량 초과달성했다.

플라스틱부품의 경우 안전이나 연료소비절감 안락성등 운전자에게 실제적
으로 이로운 기능을 주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지난 89년부터 메르세데스는 1백g이 넘는 플라스틱부품에 재활용여부를
색깔로 표시하고 있다.

녹색은 재활용가능, 빨간색은 화학적으로 분해가능, 파란색은 소각해
폐열활용가능하다는 것을 각각 나타낸다.

플라스틱부품의 사용을 억제하는 대신 목재 모직물 가죽과 같은 자연
소재와 재활용소재를 이용, 방음용 매트, 배선지지대와 커버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내부사물함은 80%이상 재생용지로 제작되고 있다.

이같은 환경친화적인 부품사용확대에 따라 메르세데스는 부품이나 소재
공급업체들에 대한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폐차로부터 재활용가능한 부품을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미국 일본 등 9개국에 폐차처리대행업체를 두고 기술과 자금을 지원
하고 있다.

주요 지사에 환경코디네이터를 파견, 다른 지사와 딜러들을 대상으로
환경문제에 자문하도록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의 환경을 고려한 자동차개발은 엔진부분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78년부터 관심을 두고 엔진효율을 향상시킨 결과 평균 23%의 연료소비절감
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메르세데스가 자랑하는 디젤엔진은 연소과정의 개선을 통해 경유에서 배출
되는 배기가스를 40% 줄이는데 성공했다.

개발연도를 따 D89패키지라 불리는 이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일정
기간 자동차세를 면제받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공해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메르세데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환경중시 자동차개발노력은 생산공장으로 이어진다.

메르세데스의 진델핑겐공장은 발전부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중 아황산
가스와 일산화질소를 80년기준으로 각각 97%와 89%씩 줄이는데 성공했다.

도장부분에는 복합필터시스템을 채용, 페인트에서 나오는 용매를 재활용
하고 있다.

진델핑겐공장은 또 주변환경에 대한 소음공해를 줄이기 위해 공정별로
목표치를 설정, 실행에 옮긴 결과 소음이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이제는 오히려 공장밖이 더 시끄러울 정도가 됐다.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재활용비율도 82%에 달한다.

가령 계기판에서 나오는 PVC판은 발깔개로 재생산된다.

메르세데스는 91년에 300SE가 의학잡지인 스테이터스(Status)로부터
환경자동차상을 수상했고 S시리즈가 같은해 과학단체드과 출판계 등이 공동
제정한 부르다(Burda)환경상을 받았다.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