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552) 제3부 정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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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고의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중신들은
다수 의견을 무시하고 산조가 사이고를 사신으로 택한데 대해 불만인 듯한
그런 표정들이었다.
재빨리 이다가키가 입을 열었다.
"사이고공은 건강이 좋지않아 사신으로 적격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대원군과 담판을 벌이려면 정력이 넘치는 사람이라야 됩니다" 그러자
산조는 그런 반론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내
말을 마저 들어봐요" 하고 말을 이었다.
"사이고공을 조선국에 파견하는 전권대사로 결정하되,단 그 시기를 가을로
늦추는 겁니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면 사이고공의 건강도 좋아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구미사절단도 돌아올 거고요" 그말에
오쿠마는 귀가 번쩍 뜨이는듯 얼른 산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사신의 파견도 반대합니다만,굳이 파견을 한다면 구미사절단이
귀국한 뒤에 보내는게 좋겠습니다""나도 그럴 생각이오" 그러자 사이고의
얼굴에서 부드러운 기색이 싹 가셨다.
"그건 무슨 소리요 구미사절단이 귀국하기 전에는 사신으로 갈수 없다는
말인가요?""그게 아니라. 대원군과 담판을 하러 가는 일은 중대한
문제잖아요. 자칫하면 전쟁으로 갈지도 모르니 말이오. 그러니까
같은값에 구미사절단도 돌아온 다음에 거국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거지요"
"거국적 대응"이라는 말에는 사이고도 얼른 반박할 건더기가 생각나지
않았다. 섣불리 자기 주장만 하다가는 옹고집으로 빈축을 살 것같아서
잠시 생각한 다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좋아요. 가는것은 사절단이 돌아온 다음으로 해요. 그대신 내가
전권대사로 가는 오늘의 이 결정을 천황페하에게 상주해서 재가를 받아
두도록 합시다. 어떻소?" 타협안인 셈이어서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튿날 산조는 하코네로 향했다. 메이지 천황이 그곳에 피서를 가
있었던 것이다.
자세한 보고를 받은 메이지 천황은, "가을에 파견할 사신을 벌써부터
결정해 놓을 필요가 있나요? 그리고 사이고공은 건강도 좋지 않은데 사신
으로 가려 하다니. 하기야 그가 가야 그쪽 대원군이라는 사람과 제대로
얘기가 되긴 하겠지. 어쨌든 아직 기일이 있으니 구미사절단이 돌아온
다음 모두가 잘 의논을 해서 합의가 되거든 그때 다시 상주토록 하오" 하고
말했다. 보류인 셈이었다.
다수 의견을 무시하고 산조가 사이고를 사신으로 택한데 대해 불만인 듯한
그런 표정들이었다.
재빨리 이다가키가 입을 열었다.
"사이고공은 건강이 좋지않아 사신으로 적격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대원군과 담판을 벌이려면 정력이 넘치는 사람이라야 됩니다" 그러자
산조는 그런 반론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내
말을 마저 들어봐요" 하고 말을 이었다.
"사이고공을 조선국에 파견하는 전권대사로 결정하되,단 그 시기를 가을로
늦추는 겁니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면 사이고공의 건강도 좋아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구미사절단도 돌아올 거고요" 그말에
오쿠마는 귀가 번쩍 뜨이는듯 얼른 산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사신의 파견도 반대합니다만,굳이 파견을 한다면 구미사절단이
귀국한 뒤에 보내는게 좋겠습니다""나도 그럴 생각이오" 그러자 사이고의
얼굴에서 부드러운 기색이 싹 가셨다.
"그건 무슨 소리요 구미사절단이 귀국하기 전에는 사신으로 갈수 없다는
말인가요?""그게 아니라. 대원군과 담판을 하러 가는 일은 중대한
문제잖아요. 자칫하면 전쟁으로 갈지도 모르니 말이오. 그러니까
같은값에 구미사절단도 돌아온 다음에 거국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거지요"
"거국적 대응"이라는 말에는 사이고도 얼른 반박할 건더기가 생각나지
않았다. 섣불리 자기 주장만 하다가는 옹고집으로 빈축을 살 것같아서
잠시 생각한 다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좋아요. 가는것은 사절단이 돌아온 다음으로 해요. 그대신 내가
전권대사로 가는 오늘의 이 결정을 천황페하에게 상주해서 재가를 받아
두도록 합시다. 어떻소?" 타협안인 셈이어서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튿날 산조는 하코네로 향했다. 메이지 천황이 그곳에 피서를 가
있었던 것이다.
자세한 보고를 받은 메이지 천황은, "가을에 파견할 사신을 벌써부터
결정해 놓을 필요가 있나요? 그리고 사이고공은 건강도 좋지 않은데 사신
으로 가려 하다니. 하기야 그가 가야 그쪽 대원군이라는 사람과 제대로
얘기가 되긴 하겠지. 어쨌든 아직 기일이 있으니 구미사절단이 돌아온
다음 모두가 잘 의논을 해서 합의가 되거든 그때 다시 상주토록 하오" 하고
말했다. 보류인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