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자사 성장과 인재 양성의 상징인 크로톤빌 연수원을 매각한다고 2022년 말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는 보잉이 미주리주 플로리선트 연수원을 처분했고, 3M도 미네소타주의 파크래피즈 연수원을 매각할 예정이다. 연수원 교육이 비용과 효용성에서 지금의 비즈니스 트렌드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낸 게 원인이다.개인이 각자 필요로 하는 다양한 경력 개발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집체교육은 조직에서도 구성원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게 됐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소멸하면서 조직 내 구성원의 성장과 채용에서 팀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회사의 인재상에 따라 신입을 뽑는 공채보다 각 업무에 특화한 ‘일잘러’ 인재를 팀 단위로 수시 채용하는 게 대세가 됐다.조직의 인재상이 바뀐 이유는 구성원이 조직에 대해 갖는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점차 엷어지며 이직 부담이 줄었다. 그러면 조직은 구성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미래의 조직은 구성원이 근무 경험을 통해 역량을 키우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 내 배우는 시기, 적응하는 시기 그리고 가르치는 시기별로 경험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비로소 구성원이 일에 몰입하고 일을 통해서 성장하는 커리어 루트를 밟을 수 있다.미국 인재개발협회(ATD)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슈나이더일렉트릭은 근속률 조사를 통해 주요 퇴사 이유가 커리어 발전 기회 부족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내부인재시장(ITM·internal talent marketplace) 제도를 도입했다. 구성원에게 어떤 업무를 맡을지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이 제도는 도입 2
남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테오도르는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입니다. 2013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테오도르가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GPT-4o’ 때문에 재조명받고 있지요.흔히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합니다. 국경도, 나이도, 인종도, 또 종교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죠. 남녀 간의 사랑도 그렇지만 대상을 좀 더 확장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고 유산을 상속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AI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어떨까요?다시 테오도르의 이야기로 돌아와 봅시다. 대필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편지로 읽는 이에게 감동의 쓰나미를 경험하게 하는 테오도르는, 정작 자신의 서툰 감정 때문에 사랑했던 아내 캐서린과 이혼 절차를 밟으며 매일 밤 ‘이불킥’으로 괴로워합니다.타인에게는 행복을 주는 일과와 무덤덤한 본인의 일상을 반복하던 어느 날, 만성적 불감증에 시달리던 테오도르의 오감을 활짝 열어젖히게 한 존재가 그의 앞에 딱! 나타납니다. 이름은 ‘사만다’. 정체는 바로 AI였습니다. 사만다는 AI 운영체제로 시작해 개인형 비서에서 친구로, 그리고 ‘찐친’이 됐다가 곧 ‘여친’으로 발전하죠.일종의 기계에 불과한 AI가 어떻게 인간 테오도르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었을까요? AI는 인간의 감정을 흉내 낼 뿐, 진짜 감정을 가진 존재도 아닌데 말이죠. 최근 생성 AI와 대화를 나눠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 사람 중에는 또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신이 나눈 대화 가운데 가장 밀도 깊은 대화를 나눴노라고 말하는
“한국의 고속열차 개발은 불가능할 것이다.” 현대로템이 고속철 국산화에 나선 2000년대 초, 프랑스 기술진은 실패를 점쳤다. 고속철은 시속 300㎞ 이상에서 끄떡없이 버텨야하는데 한국 기술력으론 무리라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고속철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는 독일, 프랑스, 일본뿐이었다.한국은 경부고속철 건설 착수 직후인 1994년 프랑스 알스톰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지만 핵심 기술은 빠졌다. 고속철 핵심 기술은 ‘국가기밀급’으로 분류된다. 국산화 과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맨땅에 헤딩’이었다. 자료도, 부품도 구하기 어려웠다. 막상 부품을 구해도 고속철에 적용할 때 문제가 없는지 일일이 시험을 거쳐야 했다. 개발진의 고생도 컸다. 좁은 객차 공간에서 일하느라 허리 디스크를 앓거나 고압 전기에 감전된 직원도 나왔다. 이렇게 탄생한 첫 국산 고속철이 2008년 나온 KTX-산천이다.하지만 KTX-산천은 수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계 고속철 시장이 맨 앞뒤 차에만 동력이 있는 ‘동력집중식’에서 모든 차량에 동력이 있는 ‘동력분산식’으로 넘어가는데, KTX-산천은 동력집중식이었다. 현대로템은 다시 동력분산식 차량 국산화에 나섰고 2019년에야 개발을 마쳤다. 바로 KTX-이음이다.현대로템이 어제 우즈베키스탄에 고속철 차량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KTX-이음 같은 동력분산식 열차 42량을 공급하고 유지보수까지 하기로 했다. 총 2700억원 규모다. KTX 운행 20년 만이자, 프랑스 기술을 이전받은 지 30년 만에 이뤄낸 첫 수출이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브라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고속철 수출을 노렸지만 가시적 성과를 못 내다 이번에 우즈베키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