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를 내려면 여성필자를 잡아라.

출판가에 여성필자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시와 수필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여성필자가 장기집권하고 있는가 하면
소설부문에서도 여성작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뿐만아니라 비문학부문에서도 여성필자들의 저서 상당수가 판매부수
10만부가 넘는 대형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필자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일본은 없다"의 전여옥 "깊은 슬픔"의 신경숙 "인간에 대한 예의"와
"고등어"의 공지영 "뮌헨의 노란 민들레"의 김영희 "별을 쥐고 있는 여자"의
김순지씨등.

외국작가로는 "세상의 모든 딸들"의 엘리자베스 마셀 토마스 "나는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좋다"의 헬렌 브라운 "앵무새 죽이기"의 하퍼리
"위험한 행복"의 다니엘 스틸 "스타킹 훔쳐보기"의 엘리자베스 게이지등이
있다.

이밖에 "실연"의 노은 "광기로 혹은 향기로"의 이숙영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문정희씨등도 인기있는 여성필자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여성필자는 시인과 소설가등 문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나운서 조형예술가 화가 기자 식당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펴내고 있다.

최근 출간된 이들 여성필자의 저서는 주로 여성의 홀로서기를 주장하던
종래의 책과 달리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

여성을 더이상 피보호자나 피해자로 다루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페미니즘소설에서 도외시했던 어머니로서의 여성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남성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여성이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여성의 모습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하퍼 리의 "세상의 모든 딸들"은 세상의 일원으로 본분을 다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인류학자인 작가는 집단의 일원으로서 순박하고 용기있게 자연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원시시대여성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조화롭게 사는
법을 전하고자 한다.

독일뮌헨에 사는 인형작가 김영희씨의 수필집 "뮌헨의 노란 민들레"는
어머니 아내 그리고 예술가로 세상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작가의 삶을
담고 있다.

신경숙씨의 "깊은 슬픔"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주제를
다루되 사랑의 주체를 여성자신으로 그림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로 대책없이 끌려가는 여자를 통해 여성의 삶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공지영씨의 창작집 "인간에 대한 예의"나 장편소설 "고등어"는 모두 이념이
앞섰던 80년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러나 여성의 독립된 삶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자의 이혼문제를
다뤄 성공을 거뒀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비슷한 색깔을 유지
하고 있다.

출간즉시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며 큰 반향을 일으킨 최영미씨
의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노골적이고 대담한 자기고백을 주된 정서로
내세운다.

여성이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던 부분까지를 털어버린 듯한 내용의 시들은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수 있는 여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남녀 모두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KBS의 전일본특파원 전여옥씨의 수필집 "일본은 없다"는 일본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널리 읽히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여자로서 드물게 특파원을 지냈다는데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장기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여성의 성공을 역설하는 또다른 책은 헬렌 브라운의 "나는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좋다".

장기베스트셀러인 이책은 일과 사랑 모두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에
대한 갖가지 상세한 충고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