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헌 배 <중앙대 교수>

요즈음 우리나라 국민들은 엄청나게 쏟아지는 술광고의 홍수속에서
나름대로 우려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맥주회사들의 치열한 광고 판촉전이 오늘의 우리나라 맥주시장 현실을
감안해볼때 과연 필연적이고 당위성을 가질수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쟁탈전의 결과로 영원한 승자가 시장에 존재할수 있을
것인가. 이 두가지 자문에 대한 답은 모두 "그렇지 않다"라고 단호히
단정지을수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국가경제적 입장이나 소비자 보호적입장에서는 물론이고,
맥주업계 구성원 모두를 위해서도 이러한 과당경쟁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자칫 잘못하면 우리나라 맥주업계가 모두 공멸하는 결과가
올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국제화.개방화되어가는 오늘의 시장상황을 감안할때
우리나라 기업간의 지나친 경쟁보다는 국내시장을 노리고 있는 외국기업
과의 경쟁력을 키워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술회사
들의 지나친 광고공세로 인해 국민들의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흐려질까
걱정하지 않을수 없는 현실이다.

소비자들입장에서도 역시 제품의 선택폭이 넓어진데 대한 긍정적 평가에
못지않게 엄청난 광고비지출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전체맥주업계 입장에서도 이러한 경쟁
양상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첫째 회사재무구조악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어느정도의 여유자금을
축적해 두었다 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시장쟁탈전이 지속된다면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재정상태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둘째 광고의 역효과가 예상된다. 광고의 순기능은 광고한 만큼 매출이
증가할 경우이다. 그러나 지나친 광고,특히 경쟁업체간의 상호비방광고는
오히려 전체 매출을 감소시키는 역효과를 줄수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맥주업계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될수가 있다.

셋째 주류산업 국제화를 위한 기회비용손실이 예상된다. 작금의 국내시장
쟁탈전은 바람직하지 못한 소모전의 양상을 띠고있다. 이러한 노력과
자금을 주류산업의 국제화에 투입한다면 훨씬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될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 주류시장에도 "술의 패션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과거와는 달리 끊임없이 새로운 술과 새로운 소비모드를
갈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술의 패션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경쟁기업보다 빨리 간파하여 이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나라 맥주업체들도 경쟁사의 인기품목을 비방 공격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개발 패션창조를 위해 소비자 연구에 주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나라 맥주업계가 공존공영을 위해
필연적으로 선택해야하는 전략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주류공업협회공동가입을 통한 맥주시장 자율조성 기능강화

2.경쟁사전략보다는 소비자 욕구변화에 대한 적응능력강화

3.국제시장 개척을 위한 총력경주및 잠재력강화

4.건전한 음주 사회문화조성에 기여하는 간접적 자기통제적
광고기법강화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