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이 수요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도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기는 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가.

석유화학업계와 중소수요업계가 지난4월부터 시작된 석유화학제품 구득난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공급부족에 따른 수요업체의 조업차질현황과 구득난에 대한 수급업체의
입장을 알아본다.

<<< 조업차질현황 >>>

충주에서 농업용필름과 천막지를 만드는 중앙프라스틱은 평균 5백t의
PP재고가 필요하나 50t의 재고 밖에 없어 내달초부터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충북 증평의 운반상자업체 덕유는 보통때 10일분의 원자재(PE.PP)재고를
확보했으나 2-3일분밖에 없어 부분적으로 조업을 단축하고 있다.

반월공단의 농업용필름업체인 일신화학은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공장가동
에 차질은 없으나 최근 3개월사이의 급격한 가격상승으로 인한 채산성악화로
크게 고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초에 농협과 농업용필름연간 납품계획을 맺어 이미 단가가
확정된 상태에서 원료값 급등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프라스틱조합은 27일 원자재구득난에 따른 대책회의를 갖고 공급원활화
방법을 정부와 원료메이커에 건의키로 했다.

<<< 수급업체의 입장 >>>

석유화학업계는 수출가격이 내수가보다 t당 최고 20만원이나 비싼데도
불구하고 내수물량의 원활한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의 공급부족현상은 생산업체쪽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요쪽이나 유통과정의 문제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출가격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 중소수요업체들의 가수요가 발생,
자체수요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사가는 일종의 사재기가 이같은 구득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과 내수가의 차익을 노린 유통업체들로 합성수지가 대거 빠져 나가고
있는 것도 공급부족현상을 부추긴 원인의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내수용으로 출하된 HDPE와 PP가운데 각각
4만4천t, 2만2천t이 수출로 다시 빠져 나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가격조정은 원가인상요인을 반영하기 위한 것은 물론 내수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 유화업계측의 주장이다.

이에대해 중소가공업체들은 대기업들이 공급물량을 줄여 수급사정을 악화
시키고 있을뿐 아니라 내수물량을 가격이 비싼 수출쪽으로 전환, 내수업체
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국제가와의 균형을 이유로 가격을 단기간내에 지나치게 인상,
중소업체에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