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 없는 평화로운 통일은 우리 7,000만 겨레의 염원이다. 또 남북의
당사자들이 합의를 보았고 대외적으로도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열려야할 길이 왜 막히고 있는가.

상호간의 무지와 곡해가 그 원인을 만들고 있다. 북쪽의 집권층은
대한민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

박성철이 서울에 왔을때, 내가 왔다고 해서 지방의 자동차들을 모두 서울로
집중시켰는가 하고 비꼰 일이 있었다.

그들은 남한의 한두 종교인이 몰래 북으로 숨어 들어가 김일성을 만나면
대한민국의 다수의 목사 신부들이 북쪽을 지지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일부의 재야층 인사들이 반정부운동을 일으키며 운동권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 그것을 여당과 행정부를 제외한 전 정치권과 대학생들의 친북한적인
정치활동으로 속단해 버린다.

자신들의 양극적인 판단 밖에는 모르기 때문이다.

유신헌법 때부터 5공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정부비판및 반정부투쟁을 벌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의 반체제와 반정부를 하나로 묶어 버리며 심지어는
그것을 친북한 사회주의 운동으로 혼돈해 버린다.

물론 그런 세력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소수이며 그들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계속해서 사회주의적 맹신을 버리지 못하며 적화통일의 허망한 꿈을
시정하지 못하는 불행한 결과를 만들어 버렸다.

남측에서도 그렇다. 몇해 전 나는 캐나다에 갔다가 김현희가 대한민국
정보부에서 만들어낸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종교계와 지성층의 인사들을
보았다.

그들 중에서 서울에 와 재야성의 정치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때
는 우리 재야측 사람들이 북한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사실을 사실대로 보고
있는가를 묻고싶은 심정이 된다.

좀도둑의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그 피해망상에 빠져 강도를 옳게보는
과오를 범한다.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보는 일부 사람들이 북한은 선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망상기 빠져서는 안된다.

옛날 일본인들이 하는 말이 있었다. 20대가 될 때까지 마르크스를 모르면
바보이지만 30대까지 믿고 따라다니는 사람은 더 큰 바보다라는 말이다.

지금도 세계에서 북한식 사회주의를 옳게 보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재야측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알라야 한다.

우리는 북측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 뒤에 오는 문제는 무엇인가.

북에서는 주체사상의 꿈을 깨야하며 우리는 제약없는 자유의 횡포를
삼감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온겨례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일이며 어떤 길을
택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방법인가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

사회주의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무책임한 민주주의의 열매를 탐내서도
안된다.

특히 정치적 야만이나 집권후에 사로잡힌 일부 정치인들에게 통일의 전
책임을 맡겨 둘 수는 없다.

국민에게는 평화로운 통일이 목적이지만 일부의 정치인들은 통일을 정치
권력과 명예욕의 수단으로 유도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통일의 작업은 정치인들에게 맡겨야 하나 통일의 주체는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지각있고 애국적인 중견층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

역사의 먼 과거로부터 먼 장래까지를 바라보는 침묵을 지키는 중견사회의
지혜와 용기가 통일의 추진세력이 되어야 한다.

너무 서둘 필요도 없으나 지나치게 기다려서도 안된다.

악과 허위를 제거하고 선과 진실을 구축해가는 노력과 더 많은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기 위한 추진력이 전체와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