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IT대의 산업계연계프로그램(ILP)은 MIT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창구이다. 물론 MIT의 풍부한 기술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은 아니다.

보다 효과적으로 산업계와 MIT를 연계,업계의 기술적 애로를 해소
시키고자 만든 기관으로 지난4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대학내
산학협동기구이다. 산학협동이 얘기될때마다 표본으로 제시되는
기관이기도 한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ILP는 회원사가 기술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교수진과 회원사 연구진과의 협의회를 주선해준다.

또 과학 공학 경영의 모든 분야에 걸쳐 MIT의 최신 연구동향 연구보고서
연구논문및 특허등에 관한 정보를 정기간행물을 통해 제공하고 회원사가
요청하는 별도의 상세자료도 제공한다.

ILP는 각 회원사로 하여금 실무연락원(Working Contact)과 정책연락원
(Policy Contact)을 두도록 하고있다. 이들은 MIT의 자원활용을 극대화
할수 있도록 ILP의 서비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객이 서비스를
관리하는 고객중심의 서비스체제인 셈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명의 연락간부(Liaison Officer)를 할당받는데
이 연락간부는 MIT 연구진의 연구동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뿐아니라
산업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맡는다. 연락간부는 실무연락원
이나 정책연락원등과의 접촉을 통해 회원사의 요구는 물론 필요한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알아내 서비스일정을 세우는등 ILP가 해주는 모든 서비스를 직접
주선해 준다.

연락간부는 담당 회원사가 갖고있는 장기발전방향,연구개발의 우선순위,
외부로부터 기술적 자원을 들여오는 메커니즘등에 대해 숙지하게 된다.
회원사가 직접 요구하는 서비스만을 제공 하지 않는다는게 ILP의 방침이다.
회원사를 직접 방문,필요한게 무엇인지를 면담하고 살핀다. 책임지고 회원
사의 장래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ILP를 이용하려면 우선 연간 5만달러의 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석좌교수기금을 낼 경우 일정기간 ILP를 무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 대우그룹 포항제철이 석좌교수기금을 내놓고 ILP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국내 대학에 이같은 형태의 산학협동기구가 없는것은 아니다. 서울대의
공학연구소(STRAC)나 기초과학연구협력컨소시엄(BASREC)은 회원사가
요구하는 대학의 기술자원을 중계,제공해주는 일을 하는 대표적인
산학협동기구.

그러나 중계역할을 제대로 해줄 연락간부와 같은 전문인력이 없고 국내
대학교수들 대부분이 강의부담으로 시달려 ILP처럼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게 관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
들은 교수증원이나 우수기술확보등 대학 스스로의 내실화로 산업계가 필요
로 하는 자원을 풍부히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산업계에 연결시겨주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국내대학이 산학협력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을수 있을지를 결정
짓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