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52) 전역대기자..인사적체로 정년앞두고 일선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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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0년 남았습니다". 은행원들은 이런 말을 자주한다. 퇴직할때까지
남은 기간을 가리키는 얘기다. 그러나 잔여기간계산은 정년(만58세)을
기준으로 하는게 아니다. 만56세가 계산시점이 된다.
만56세가 넘으면 일선에서 "퇴직"시키는게 은행들의 관행이어서이다. 일선
퇴직한 사람들은 "전역대기소"로 보내지는게 보통이다. 전역대기자들에겐
뚜렷한 일도 주어지지 않는다.그렇지만 이들도 은행원은 은행원이다.
은행원에 걸맞는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S은행K씨(56). 그가 은행에 나오는 시간은 오전9시30분경이다. 막상
사무실에 나가도 뚜렷히 할일이 있는건 아니다. 습관적으로 조간신문을
펼쳐드는게 첫번째 일. 10여개의 조간신문을 샅샅이 훑다시피해도 아직
점심시간전이다.
같은 "업무"를 맡고있는 10여명의 동료들과 한담을 나누기도 하고 여러
군데 전화통화를 하기도 한다. 오전11시 30분께. 약속이 없으면 동료들과
이른 점심을 하러간다.
물론 약속이라고 해봐야 특별한게 있을수 없다. "끈떨어진 갓" 신세이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다. 후배직원들과 점심약속이 있으면 그래도
즐거운 날이다. 대충 점심시간이 끝나는 오후2시.
동료들은 개인업무를 보거나 취미생활을 하기위해 뿔뿔히 헤어진다. K씨
에겐 이시간이 비교적 바쁜 시간이다. "제2의 인생"에대한 타당성검토를
해야하는 시간이어서이다.
K씨가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보이기 시작한것은 지난달초. 중소기업체
를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동업제의를 받고서였다. 처음엔 무조건 "노"였다.
은행을 떠난뒤 새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한 선배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
더욱이 K씨 자신은 사업에는 특히 소질이 없다고 자가진단을 내려논터였다.
그래서 지난2월 "전역대기소"로 물러났을때만해도 "이제 대학교4학년인
막내만 졸업하면 그만둬야지"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은행에서는 마치 "귀찮은 퇴물"이라는 시각을
노골적으로 보내고 있다. 시도때도없이 "명예퇴직"안내서를 보내와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후배직원들의 시각도 예전관 달라졌다.
그래서 조기퇴직을 결심했고 전직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를 한달째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K씨의 공식직함은 인사부조사역.
그러나 호칭에 걸맞는 조사업무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별도의 사무실에서
"말년"을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그의 일이라면 일이다. 후배들이 부쳐준
"전역대기자"라는 호칭이 차리리 더 어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K씨같은 전역대기자들은 5대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당 10-20명씩 존재한다.
은행들은 현재 만56세정도가 되면 예외없이 후선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대신 "조사역""연수원교수""검사역"이란 타이틀을 걸어준다. 지난2월의
경우 38년생들이 일선에서 퇴직했다. "열심히 해서 막차라도 타야죠"
정년이 5년이나 남은 C은행P지점장(53)은 벌써 "막차"를 얘기한다.
내년에 본점부장으로 들어가지못하면 3년후엔 꼼짝없이 "대기소"행이라는
것이다. 본점부장을 하다가 대기소로 물러나면 그래도 자회사임원으로
갈 기회가 주어져서이다.
이렇듯 직원들이 받아들이는 "일선퇴직"은 상당히 심각하다. 40대후반의
차장급만 되면 남의일같지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정년(만58세)을 기준
으로 하지않고 만56세를 기준으로 은행원생활을 마무리할 궁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은행들이 정년을 1-2년남겨둔 사람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일선지점장의 경우 정년에 임박했으면 아무래도 정실에
이끌리기 쉽다. 즉 다소 대출조건이 모자라더라도 "장래보장"이라는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30여년씩 은행근무를 해온만큼 1-2년동안 쉬면서 다음 인생을 설계
하라는 보상성의미가 깔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인사적체해소이다. 그렇지않아도 인사가 쌓이는 판국이다.
최소한 이들이나마 후선으로 물러나줘야 다소간의 숨통이 트이지않겠느냐
는 판단이다. 그래서 정년이 만55세에서 만58세로 늘어난 지난87년부터
전역대기는 "불문율"로 굳어졌다.
이에대해 전역대기자들이 느끼는 1차적인 감정은 섭섭함이다. "공과야
어쨌든 30여년씩 몸바쳐일했는데 퇴물취급하는 것이 그렇게 서운할수가
없다"(I은행 L씨)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일할기회의 박탈이다. "일본계은행들도 정년
몇년전에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스태프
로서의 역할은 줘 그들의 경험을 십분 이용한다고 합니다. 일할 기회를
원초적으로 박탈하지는 않는 것이죠" K씨의 얘기다.
남은 기간을 가리키는 얘기다. 그러나 잔여기간계산은 정년(만58세)을
기준으로 하는게 아니다. 만56세가 계산시점이 된다.
만56세가 넘으면 일선에서 "퇴직"시키는게 은행들의 관행이어서이다. 일선
퇴직한 사람들은 "전역대기소"로 보내지는게 보통이다. 전역대기자들에겐
뚜렷한 일도 주어지지 않는다.그렇지만 이들도 은행원은 은행원이다.
은행원에 걸맞는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S은행K씨(56). 그가 은행에 나오는 시간은 오전9시30분경이다. 막상
사무실에 나가도 뚜렷히 할일이 있는건 아니다. 습관적으로 조간신문을
펼쳐드는게 첫번째 일. 10여개의 조간신문을 샅샅이 훑다시피해도 아직
점심시간전이다.
같은 "업무"를 맡고있는 10여명의 동료들과 한담을 나누기도 하고 여러
군데 전화통화를 하기도 한다. 오전11시 30분께. 약속이 없으면 동료들과
이른 점심을 하러간다.
물론 약속이라고 해봐야 특별한게 있을수 없다. "끈떨어진 갓" 신세이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다. 후배직원들과 점심약속이 있으면 그래도
즐거운 날이다. 대충 점심시간이 끝나는 오후2시.
동료들은 개인업무를 보거나 취미생활을 하기위해 뿔뿔히 헤어진다. K씨
에겐 이시간이 비교적 바쁜 시간이다. "제2의 인생"에대한 타당성검토를
해야하는 시간이어서이다.
K씨가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보이기 시작한것은 지난달초. 중소기업체
를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동업제의를 받고서였다. 처음엔 무조건 "노"였다.
은행을 떠난뒤 새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한 선배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
더욱이 K씨 자신은 사업에는 특히 소질이 없다고 자가진단을 내려논터였다.
그래서 지난2월 "전역대기소"로 물러났을때만해도 "이제 대학교4학년인
막내만 졸업하면 그만둬야지"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은행에서는 마치 "귀찮은 퇴물"이라는 시각을
노골적으로 보내고 있다. 시도때도없이 "명예퇴직"안내서를 보내와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후배직원들의 시각도 예전관 달라졌다.
그래서 조기퇴직을 결심했고 전직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를 한달째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K씨의 공식직함은 인사부조사역.
그러나 호칭에 걸맞는 조사업무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별도의 사무실에서
"말년"을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그의 일이라면 일이다. 후배들이 부쳐준
"전역대기자"라는 호칭이 차리리 더 어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K씨같은 전역대기자들은 5대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당 10-20명씩 존재한다.
은행들은 현재 만56세정도가 되면 예외없이 후선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대신 "조사역""연수원교수""검사역"이란 타이틀을 걸어준다. 지난2월의
경우 38년생들이 일선에서 퇴직했다. "열심히 해서 막차라도 타야죠"
정년이 5년이나 남은 C은행P지점장(53)은 벌써 "막차"를 얘기한다.
내년에 본점부장으로 들어가지못하면 3년후엔 꼼짝없이 "대기소"행이라는
것이다. 본점부장을 하다가 대기소로 물러나면 그래도 자회사임원으로
갈 기회가 주어져서이다.
이렇듯 직원들이 받아들이는 "일선퇴직"은 상당히 심각하다. 40대후반의
차장급만 되면 남의일같지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정년(만58세)을 기준
으로 하지않고 만56세를 기준으로 은행원생활을 마무리할 궁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은행들이 정년을 1-2년남겨둔 사람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일선지점장의 경우 정년에 임박했으면 아무래도 정실에
이끌리기 쉽다. 즉 다소 대출조건이 모자라더라도 "장래보장"이라는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30여년씩 은행근무를 해온만큼 1-2년동안 쉬면서 다음 인생을 설계
하라는 보상성의미가 깔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인사적체해소이다. 그렇지않아도 인사가 쌓이는 판국이다.
최소한 이들이나마 후선으로 물러나줘야 다소간의 숨통이 트이지않겠느냐
는 판단이다. 그래서 정년이 만55세에서 만58세로 늘어난 지난87년부터
전역대기는 "불문율"로 굳어졌다.
이에대해 전역대기자들이 느끼는 1차적인 감정은 섭섭함이다. "공과야
어쨌든 30여년씩 몸바쳐일했는데 퇴물취급하는 것이 그렇게 서운할수가
없다"(I은행 L씨)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일할기회의 박탈이다. "일본계은행들도 정년
몇년전에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스태프
로서의 역할은 줘 그들의 경험을 십분 이용한다고 합니다. 일할 기회를
원초적으로 박탈하지는 않는 것이죠" K씨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