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 마지막까지 남는 최후의 욕망은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집단욕(집단욕)이라 한다. 그러나 그냥 아무 목적없이 모여
있는 것은 군중속의 고독만 크게할 뿐이다"라는 문호(문호) 괴테의
글귀가 생각난다.

지금부터 4년전인 90년 봄, 필자는 산을 찾는 모임을 만들기위해 회사
내에서 산을 좋아하는 선배 동료 후배들을 하나 둘씩 모아 한달에
한번씩 서울에서 가까운 근교의 산부터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대신산악회"다.

초기에는 얼마되지 않는 인원으로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다보니 모두
지쳐있는 상태이고 산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상태라 장거리 등반을
삼갔다.

필자는 유년기시절부터 부친을 따라 전국의 유명한 산들을 두루 다녀본
터라 산을 오르기 전의 마음가짐에 대해 조금은 알고있어 같이 동행하는
여러 회원들에게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산을 대해 줄것을 당부하곤 한다.

매달 한번씩 공기좋고 물맑은 산을 찾노라면 자연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나 피로의 앙금이 말끔히 사라지고 온몸으로 뿜어나오는
뜨거운 열기는 젊은 후배들 못지 않은 건재함을 느끼게 한다.

우리 대신산악회 모임은 현재 약1백여명의 회원이 함께하며 필자는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처음에 서너명으로 시작되어 한달중 적당한 주말을
택해 시작됐던 모임이 이제는 매월 둘째 주말에 정기산행을 갖고 분기중
1회는 장거리 산행도 서슴지 않게 되었다.

현재 대신산악회를 운영하는 핵심인물은 회장에 정봉석씨(총무부장),
고문에는 필자가,총무에는 심재일씨 정연선씨가 맡은 소임을 다하고있다.

산을 오를때면 직장에서의 직위와 업무를 잠시 잊고 인생의 선후배로서,
또 산이 좋아 산을 찾는 동료산악인으로서 우애를 다져가고 있다.

산행중에 산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오는 애산심(애산심),
어려운 코스를 오를때마다 힘들어하는 여자회원의 배낭 서너개씩 둘러메고
펄펄 나는 젊음들, 산행후 두부찌개와 걸쭉한 막걸리는 산악회 모임을
더욱 정겹게 한다.

산행을 마칠때면 산행도중에 각자 주워온 쓰레기를 한데 모아 비교하여
쓰레기수거 최우수회원에게 주는 자연보호상 시상식도 벌인다.

산허리부터 젖어드는 땅거미를 뒤로하며 함께 타고온 버스에 오를때면 늘
느끼는 마음은 하나, 언제나 그자리에서 늘 같은 미소로 반겨주는 산에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