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 럭키금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선진 초일류 기업들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시
하는 구절이 있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경구다. 의미심장하고 우리를 잔뜩 긴장케
하는 구절이다.

최근 일부 수출이 잘 되고 경제성장률이 좀 높아졌다고 해서 우리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지금의 경기상승은 엔고를 중심으로 하는 신3저와 세계경제의 회복이라는
외부요인의 덕분이다.

생산성향상을 앞지르는 임금상승, 높은 금리및 물류비, 과도한 정부규제,
기업의 기술개발및 경영능력의 열세등 우리의 경쟁력을 취약하게 만든
여러요소중 어느것 하나 근본적으로 나아지거나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다 강한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경쟁력 저해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똑바로 알고 그에 걸맞는 변신을 꾀해야 한다.

흔히 우리가 맞고 있는 시대를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라고들 부른다.

경쟁이 범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그만큼 위험도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우리사회는 정보사회 지식사회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정보와 지식이 중요한 생산요소가 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회는 질적인 면에서 과거와는 판이하며 조직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종래와는 차원이 다른 신축성, 창의성, 효율성을 요구한다.

고객의 욕구와 기술의 변화속도가 눈부시고 경쟁자들의 행동이 워낙 기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히 대처할줄 아는 능력,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을 만족시킬줄 아는 창의성, 남보다 값싸게
생산할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공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의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성의 발휘는 정보사회 지식
사회가 진전될수록 더욱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이자 성공요인이 되고 있다.

지식의 활용도및 창의성의 발휘수준이 자본 토지 노동력 시간등 전통적인
생산요소의 투입수준을 결정할뿐만 아니라 보다 부가가치가 큰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으로 옮겨갈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가 각별히 요구하는 신축성 창의성이라는 성공요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구성및 운용방식, 그리고 조직문화의 전 부문에 걸쳐
다음과 같은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조직구조는 과거와 같은 피라밋형의 다단계 계층구조로부터 보다
계층이 적은 평평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운영시스템도 중앙집권적인 체제로 부터 권한과 책임이 대폭 하부로
이양된 분권적인 자율경쟁체제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 조직문화도 권위주의적인 문화로 부터 민주적이고 자유주의적인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대전환없이 국가수준으든 기업수준이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혁신의 방향, 필요성
긴급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정부와 관료들의 안이한 사태 파악은 여러 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끔 정부의 조직과 기능도 근본적으로 재구축되고
재조정되어야 하나 그런 조짐이 도대체 보이질 않는다.

새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제도의 개혁도 지지부진하다.

정부관료들은 아직도 봉사하기 보다는 군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복지부동은 관료행태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고 있다.

규제완화는 지엽적이며 아직도 근본은 변하지 않고 있다.

기업의 경우도 위기의식의 강도나 이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외국의 경쟁
기업만 못하다.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인 미국의 GE, 제록스, 모토롤라같은 회사들은
1980년대 초반 이래 우리보다 훨씬 잘 짜여지고 충실한 경영혁신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

이에비해 우리기업들의 경우 빠른 기업이 8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근에 들어서서야 전사적인 혁신운동을 시작하였다.

우리기업들의 혁신운동은 대부분이 세계일류기업들에 비해 단편적이고
혁신내용이나 속도, 추진력 그리고 최고경영자나 조직원들의 몰입정도가
훨씬 떨어진다.

지금과 같은 양태로 우리기업들이 혁신운동을 계속한다면 선진기업과
우리 기업간의 격차를 과연 줄일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

개인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흐르면 승진이 되고 승진할수록 보수는
많아지고 몸은 편해지던 시절이 끝났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성과급이나 능력급, 그리고 연봉제 등의 도입이 앞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이며 이는 고용계약, 사회계약의 내용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자기스스로 민첩하게 일을 찾아하면서 책임을 지는 사람,
환경변화를 잘 알고 과감히 도전할줄 아는 사람을 새시대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맞고 있는 시대는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보다 폭넓은 자유를 허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끊임없이 자기혁신, 자기부정의 노력을 요구하는
고달픈 시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왜 선진일류기업들이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경구를 벽에 걸고 끊임
없는 혁신과 변신으로 자신들을 채찍질하고 있는 지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