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사회보장제도의 기본 정신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환경보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북유럽 국가들은 어느 한 제품이 생산된 이후 소비자의
손을 거쳐 최종 폐기처분될 때 까지 전과정(라이프 사이클)을 철두철미
감시하고 있다.

상품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폐기단계에서 가장
적은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그린상품 (환경보호상품)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핀란드 등 북유럽 산업계는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이같은 원칙에 따라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끊임 없는
생산공정개선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컴퓨터를 응용한 라이프사이클분석(LCA)기법들이 속속 개발돼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핀란드펄프제지연구소(KCL)가 개발한
KCL-ECO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꼽을수 있다.

"KCL-ECO는 펄프및 제지업계의 LCA 작업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이다.
제조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소비및 폐기처분과정등에 대한
완벽한 컴퓨터 분석을 통해 삼림자원및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안시 마르나 KCL 부소장은 설명한다.

핀란드의 알스트롬사나 탐펠라 파워사등이 개발한 재생보일러 역시 펄프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펄프 찌꺼기를 연료로 재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재생산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핀란드 산업계의 이같은 노력으로 핀란드의 에너지 이용효율과 자원
재활용률은 유럽 평균치를 능가하고 있다.

핀란드 기술개발센터(TEKES)의 환경전문가인 헤이키 우시혼코 상임 기술
고문은 "재활용시스템 덕분에 핀란드에서는 현재 폐지의 78%가 재활용
되고 있다.

1인당 쓰레기 배출량도 연평균 80 에 불과해 유럽연합(EU) 평균치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핀란드의 경우 유리병 재사용횟수도 평균
18회나 되는데 유리전체의 재활용률은 우리나라(42%)의 두배에 해당하는
80%에 이르고 있다.

핀란드는 유리병 분리수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유리병의 규격을
일률적으로 통일시켜서 맥주건 청량음료건 모든 병의 규격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똑같다. 핀란드내에서는 또 알루미늄캔이나 페트(PET)병등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환경보전을 위해 정부가 캔용기에 대해 유리병의
40배에 달하는 고율의 세금을 물리고 있기때문이다.

핀란드는 올1월1일 부터 새로운 폐기물관리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법이
규정하고 있는 폐기물 관리의 첫번째 목표는 원천적으로 폐기물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데 있다.

스웨덴 역시 한정된 자원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원재생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인식하에 최대한도의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다. 호텔에서도 일회용품은 찾아 볼수가 없으며 모든 가정용
폐기물은 철저히 분리수거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설비업체인 센트럴슈그사의 한스 스트롬 사장은 "스웨덴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연평균 3백 정도인데 전체 발생 쓰레기중 가정
으로부터 배출되는 것은 단지 50%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스웨덴은 세계적 고민거리인 쓰레기를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천연에너지
자원으로 대체 시켰다. 쓰레기 1t은 석유 3백50 정도와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스웨덴의 유리병 재활용률은 92년말 기준으로 음료수병의 경우 95%에
달하고 있다. 주류와 기타 유리병의 재활용률도 각각 65%와 49%에 이르고
있는데 스웨덴 정부는 97년말까지 이를 각각 90%와 70%선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알루미늄캔 역시 재활용률이 현재 85%에 달하고 있는데 97년까지는 90%로
대폭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니켈 카드뮴 배터리 회수율도 올해 7월1일
부터는 60%로 높인뒤 95년 7월1일까지 90%선으로 높일 계획으로 있다.

환경올림픽이라는 기치아래 94년 동계올림픽때 감자로만든 일회용 접시를
선보였던 노르웨이 역시 철저한 라이프사이클 분석을 통해 재활용률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노르웨이펄프제지협회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는 92년 기준으로 18만t의
종이와 골판지가 재활용 됐으며 같은기간 유리는 1만8천t이 재활용 됐다.
플라스틱과 타이어도 각각 6천t과 1만1천t이 재활용 됐다.

[스톡홀름=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