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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504) 제3부 정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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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할 때 일본측의 대표는 이와세다다나리였는데, 그는
    조약을 매듭짓고나서 미국측의 대표인 총영사 하리스에게 말했다.

    "비준서의 교환은 귀국의 수도인 워싱턴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리스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힘으로 밀어붙여 조약을 강요하다시피 해서
    체결한 판인데, 그 빈준서의 교환을 워싱턴에서 하자니, 너무나 뜻밖의
    말이었던 것이다.

    "좋고 말고요.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꼭 그렇게 되도록 해주세요. 이 기회에 미국이 어떤 나란지 귀국의 실제를
    견문했으면 싶어서요"

    "아하,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지요. 내가 책임지고 그렇게
    실현되도록 하지요. 그런데 사절로서 몇 사람이나 갈 예정인지요?"

    "확실한 인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만, 우리 막부에서는 가능한대로
    많은 사람을 보낼까 하고 있습니다"

    "대략 몇 명 정도로 예정하시는지요? 그걸 내가 알아야 본국에 사전 연락을
    할수가 있거든요. 십명? 혹은 이십명 정돈가요?"

    "아닙니다. 칠팔십명 보낼 예정이지요"

    "칠팔십명이나?"

    하리스는 또 한 번 눈이 휘둥그래졌다.

    "허허허..."

    약간 어이가 없는 듯 웃고나서,

    "좋아요. 많을수록 좋죠. 많은 분이 우리 미국을 실제로 가서 본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요"

    하고 쾌히 응락했다.

    그리하여 칠칠명이나 되는 대사절단이 조약 비준서 교환차 도미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리스의 주선으로 미국 군함 퍼어든호가 와서 그들 사절단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갔다. 그때 막부의 해군에서는 사절단의 호위함으로 간린마루
    를 딸려보냈다.

    그 간린마루에는 후일 해군총재가 된 가쓰가이슈와 교육자이며 대논객이
    된 후쿠사와유기치 등이 타고 있었다.

    서양문명에 관심이 많아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태평양을 횡단하는데 한달반이 걸렸다. 도쿠가와 막부 초기의
    종교 사절들은 석 달이 걸렸었으니까, 꼭 그 절반으로 줄이든 것이었다.

    그리고 간린마루는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두 번째의 일본 배가 된
    셈이었다.

    "존마게"(왜상투)에 "하오리하카마"(왜바지저고리), 그리고 대소 두 개의
    칼을 옆구리에 찬 사무라이들이 칠칠명이나 떼를 지어 워싱턴 거리에
    모습을 나타냈으니, 가히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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