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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백두산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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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산을 모르는 호랑이가 없고 광교를 모르는 잉어가 없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은 민둥산이 되어버린 서울의 인왕산에 호랑이가 들끓었고
    광교아래 청계천에 잉어가 이리저리 몰려다녔다는 것인데, 정말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조선조초까지만 해도 실제로 인왕산에는 호랑이가 많았던것 같다.

    고려때 이 고을(한산)의 책임을 맡았던 어떤 군수 한 사람은 세번이나
    호난을 당했다고 적어 놓았다. 조선조의 세조가 인왕산과 연해 있는 백악
    (북악산)에서 호랑이 사냥을 했다는 기록도 "세조실록"에 전한다.

    특히 조선에서 중국에 보내는 공물의 물목중 호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일찍부터 "호랑이의 나라"로 불려온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호랑이에 얽힌 셀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웅호신화"는 접어두더라도 역대의 문적에는 소설로
    발전된 수많은 호랑이 이야기가 남아 있다.

    고려때 최자의 "호어", 조선조에 들어와 유몽인의 "호정문", 이광정의
    "호예" 등은 널리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들이다. 결국 호랑이 이야기는 연암
    박지원의 "호질"에 와서 절정을 이룬다.

    중국의 대문호이자 사상가였던 노신이 일찌기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한국의 호랑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는 것은 우리 호랑이 이야기가
    중국것처럼 단조롭지 않고 그만큼 다채로 따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호랑이는 착하고도 성스럽고, 문채롭고도 싸움 잘하고, 인자롭고도 효성
    스럽고, 슬기롭고도 어질고, 엉큼스럽고도 날래고, 세차고도, 사납기가
    그야말로 천하에 대적할 자 업다"

    연암은 "호질"에서 호랑이의 성품을 이렇게 의인화시켜 표현하면서 당시의
    양반계층을 "이 세상의 만물중에서 가장 더럽고 죄악에 가득한 짐승"이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한민족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한 셈이다.

    1946년 평북 초산에서 한마리를 잡은 것을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백두산호랑이" 한쌍이 오늘 중국에서 공수되어 온다는
    소식이다.

    세계적 희귀야생동물이라는 점도 중요하겠지만 중국의 정치지도자가 한.중
    우호의 증표로 보낸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조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공원에서 산중영웅을 만나 볼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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