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학창시절을 같이보낸 친구들중에 직업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나이든 뒤에도 오래도록 우정을 나누고 있다.

모임의 이름은 인천고등학교 제54회(55년도 졸업)동창중 수도권지역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는 동기생들이 만든 육인회.

원래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학생들과 생활하므로 다른 직업에 종사
하는 사람보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하다. 그래서 그런지 동기생간에 여러
모임이 있지만 이 모임처럼 훈훈하고 마음 편한 모임은 없는것 같다.

회원의 면면을 보면 동기생 전체 동창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심재현
(경기대 무역학과), 베레모로 대머리를 가린 노신사풍의 김기학(육군
종합학교), 퉁퉁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서예로 일가를 이룬 권오기
(홍대부중), 두주불사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박영기(연대 수학과),
정월생을 앞세워 뭇사람의 형을 자처하는 최순기(경복고),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말 솜씨가 뛰어난 이승희(구룡중).

또 목소리로 좌중을 잘 웃기는 이태섭(수원전문대), 모임의 술 분위기를
흥겹게 이끌어주는 서정 (서문여고), 늙은이 답지 않게 테니스 1인자로
자처하는 만년 청년 조훈신(능곡종고), 조용하지만 주선의 경지에 이른
박상구(신강국교), 매끈한 외모와 옷차람으로 동료 직원들의 인기를
모으는 한규석(연신중), 테니스 건강론에 일가견을 가진 테니스 전도사
허벽(연대 중국문학과), 아마추어 경기를 넘어선 경희대 오케스트라
지휘자 김형석(경희대 의과대)등이다.

총무는 차분한 홍효훈(중동고),회장은 필자가 얼떨결에 떼밀려 맡고있다.

우리들은 격월로 모인다. 만나면 회원들이 50대에서 60대로 막 넘어서는
연령들이어서 인지 지나온 학창 시절, 교직생활의 회고담에서 부터 한국
교육계의 많은 문제들이 소란스러운 주석 분위기 속에서 주요화제로
등장한다.

또 국민학교에서 대학교수까지 있어 한국 교육의 문제들을 폭 넓게 토론,
어렴풋 하게나마 개선방향을 끌어 내곤 한다. 모음 막판에는 얼큰해진
회원들의 노래 자랑으로 이어져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마음껏 흥을
돋구다 헤어진다.

육인회의 특징은 회원 모두가 주호로 모임에서의 술 소비량이 엄청난
것도 술을 마실수 있는 건강과 연계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회원들은 근 30여년 동안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많은 인재를 키워
왔기 때문에 어느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또 정년이 65세 이므로 대부분의 동기 동창들이 은퇴한 뒤에도 가장
늦게까지 현직에 봉사할수 있는것도 큰 보람이고 자랑이라 생각된다.

모든 회원들은 회기금이 좀더 모아지면 모교의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꿈꾸며 좀더 보람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