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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기업의 도전] (3) 집단 '화'보다 개인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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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공동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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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는 본지가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와의 업무제휴로 버블(거품)
    경제붕괴후 일본기업이 ''강한 일본기업''의 부활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노무라종합연구소 사회
    생활연구부의 닛토 히로유키 부주임연구원이 쓴 일본인의 가치관변화와
    그것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글을 게재한다.
    ######################################################################

    70~80년대에 걸쳐 일본인의 가치구조는 크게 변화,이제까지 집단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고방식과는 달리 개인의 의향을 존중하는 가치관이 새롭게 등장
    했다. 이같은 가치구조의 변화는 버블경제붕괴후 90년대의 소비 기업과
    종업원개인의 관계 가족관계등에 영향을 미쳐 기업의 경영환경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노무라총합연구소는 일본 생명보험업계에 소속된 생명보험문화센터와
    70년대부터 일본인의 생활가치관연구를 계속 실시해왔다. 이에 따르면
    70년대 중반시점에서 일본인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가치관으로
    추출된 것은 집단의 화나 인간관계에 신경을 써서 사회와 가족의 일원으로
    자각과 책임을 갖고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가정을 의지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직장등에서의 인간관계도 크게 중시함으로써 집단의 화를 개인의사보다도
    높이 사는 가치관이었다.

    60년대부터 73년 오일쇼크를 맞이할때까지의 시기가 일본의 고도경제
    성장기에 해당되는데, 이 시기에 이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며 근면하게 일하면서 전후 일본경제성장을 지탱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70~80년대에 걸쳐서 일본인의 가치관구조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70년대에 보여진 집단의 화를 중시하는 가치관에 대해 개인의사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등장, 두개의 가치관이 존재하는 구조로 변화한
    것이다.

    개인중시의 가치관은 소비에 의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연출하고자 하는
    경향(특히 젊은층에 현저히 드러난다)과 기성의 관습이나 금기사항에 구애
    받지 않고 자기의 가치기준을 기초로해 판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며 행동
    한다는 경향을 보이는 2가지 측면을 갖고있다.

    또 70년대에 남아있었던 오래된 전통과 권위를 중시하는 사고방식도
    80년대에는 거의 소멸됐다.

    이상이 70~80년대에 걸쳐 일어난 일본인 가치관변천의 개요다.

    이처럼 일본은 전후 급속한 공업화와 고도경제성장에 의해 경제사회가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가치관도 변화해왔다.

    또 일본의 인구구조상 돌출한 수많은 제1차 베이비붐세대(40년대후반에
    태어나 단괴세대라고 불림)와 그 자녀들의 세대에 걸친 제2차 베이비붐세대
    (71~74년에 태어나 단괴주니어라고 불림)가 있다는 사실에서 일본인의 경우
    세대에 의한 사고방식의 차가 매우 현저하게 나타난다.

    일본인이 80년대후반부터 90년대전반에 걸쳐 버블경제와 그 붕괴를 경험
    하면서 어떤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났는가, 또 이에 따라 기업 혹은 사회가
    어떠한 충격을 받는가에 대해서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를 살펴본다.

    (1) 소비의 개성화 진전

    80년대에 등장한 개인을 중시하는 가치관가운데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에 의해 자신을 연출하면서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의식이 보인다. 이같은
    가치관과 소비에 대한 의식의 관계를 보면 개성파(구매에서 개성적인 물건을
    사는 쪽) 이노베이터파(신기한 상품이 나오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사는 쪽)
    정보발신파(상품이나 점포에 관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쪽)의 경향
    이 강해졌다.

    이 가치관은 80년대후반의 이른바 버블경제아래서 일본의 경제적번영과
    소비사회의 성숙화 고도정보화의 영향을 받으며 강해진 가치관으로 보여져
    경제적 풍요로움의 시대에 나타난 가치관이라고 말할수 있다. 버블경제후
    일시적으로 이 가치관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면서 소비등에 의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식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버블기에 고가상품구입 해외브랜드상품구입등의 경험을 통해서 일본
    소비자들이 물건을 선택하는 안목도 꽤 엄격해졌다.

    최근에는 대형디스카운트스토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상품에
    따라서는 철저히 저가격을 선호하고 있는 것에서 나타나듯이 소비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상품에 따라 판매채널선택의 기준을 구별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2) 기업과 개인의 관계변화

    70년대부터 나타난 집단의 화를 중시하는 가치관은 종신고용 연공서열을
    축으로 어디까지나 기업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종래의 일본기업경영을
    지탱해 왔다고 말할 수있으나 현재 그같은 관계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버블경제붕괴이후 일본기업은 버블경제기에 비대해진 사업 조직 인재의
    재구축을 추진, 종신고용 연공서열을 축으로 하는 일본적 경영을 개선코자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항상 성장해간다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영이
    아니라 실력과 개성을 보다 중시하는 경영스타일로 전환하려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종래의 경영시스템을 재구축하고자 하는 가운데 "자신의
    능력을 살리기위한 전직이나 전업도 생각하고 싶다"는 전직지향의식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년층에 있어서는
    기업내의 상승지향에 대한 의문이나 일생을 어떤 특정기업에 맡기는 일에
    불안등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수적으로 많은 단괴세대는 40대후반으로 기업의 중간관리 위치에
    있어 리스트럭처링의 영향을 받기쉽게 돼있고 이에따라 현재를 전직의
    시기라고 생각할 수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회사중심의 생활에서 가족이나 지역사회에서 생활의 밸런스(균형)
    를 취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젊은층에서는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강하나 그들이 기업안에
    들어간뒤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주목된다. 특히 현재 대학생연령층에 해당
    되는 단괴주니어층이 대학을 졸업한 후의 변화가 포인트가 될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젊은층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줘 활용해 갈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3) 가족관계의 변화

    가정을 의지의 대상으로 삼아 가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는 사고방식은
    종래보다 계속해서 뿌리깊게 된다.

    그리고 종래처럼 회사중심의 생활경향이 약해지고 기업으로의 귀속의식이
    낮아지는 가운데 장래의 생활도 포함, 가족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단 가족관계는 인간관계전반에 대해서도
    정서적인 연대를 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특히 단괴세대를 포함,
    젊은층에서는 부자관계 부부관계도 보다 횡적으로 친구같은 관계속에서
    정서적인 연대를 구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 대한 귀속의식이 낮아지는 가운데 일본인이 의지하는 조직 집단
    으로서 가족다음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가까운 사람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취미 스포츠등을 통한 클럽 서클이나 지역커뮤니티등이 꼽힐 수 있다. 노동
    시간의 단축이나 장수화에 의해 퇴직후의 생활기간이 보다 더 길어지는데서
    일본인은 이같은 기업이외의 장에서의 활동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이미
    여성쪽은 취미 스포츠 지역커뮤니티에서의 활동 자원활동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고 있다. 남성쪽에서도 차차 이같은 활동에 참여정도가 확대
    될 것이다.

    가족을 둘러싸고 문제가 되는 것은 남녀간의 의식의 차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인정하는 생각이 주류가 되고 여성은 아이를 가져도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는 의식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80년대 가치관을 둘러싼
    최대의 변화중 하나로 꼽을 수있다. "남편은 밖에서 일하고 부인은 가정을
    지킨다"는 사고방식은 남녀모두에게서 약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남녀간에
    격차가 있다.

    현재 취업이나 지역활동 자원활동등에 참가함으로써 가정밖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는 여성과 실제는 가사등 가정의 일을 여성에
    의존하고 있는 남성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또 남성측의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가사 육아에 참가하기 어려운 점,
    여성이 직업이나 육아를 양립시키는데 필요한 탁아소등 시설이나 서비스가
    불충분한 점등이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만혼화의 진전,독신자의 증가등에 의해 가족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는 사람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80년대후반부터 90년대초에 걸쳐 버블경제의 성립과 붕괴, 전후 장기간
    지속된 보수정권에서 연립정권으로의 교대, 냉전구조의 붕괴등 일본인을
    둘러싼 사회환경은 크게 변화했다. 또 일본인의 인구구조상 가장 수가
    많은 세대인 단괴세대 단괴주니어세대가 각각 40대후반과 20대전반이라고
    하는 인생의 전환점에 놓여있다. 이때문에 일본인의 가치관도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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