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 기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장/경영학박사>

최근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자 동양맥주에서는
"아이스"맥주를 개발해 맞대응하는가 하면 동양맥주의 "그린"소주가 기존
소주업계에 도전해 소주애호가들의 새로운 관심을 끄는등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이론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지만 요즘엔 각종 군사전략이 기업간 경쟁에 많이 원용되고 있다.

"란체스터법칙"도 그대표적 예라고 할수 있다.

영국의 발명가이자 항공공학 기술자였던 란체스터는 제2차세계대전
(1939~45년)때 독일공군이 영국해협의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영국공군과
공중전을 벌일때 란체스터의 법칙이라는 공중전 전략을 개발해 독일공군의
집요한 공격을 물리치는데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이 란체스터의 법칙은 그뒤 비단 공중전뿐만 아니라 육군 해군 해병대의
전투에도 많이 원용되었는데 요즘엔 기업간 경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란체스터의 법칙에는 "1대1 맞상대의 법칙" "차별화의 법칙" "넘버원의
법칙"등 3가지의 법칙이 있다. 군전략 기업도입 첫째 "1대1 맞상대의
법칙"이란 적군과 아군의 병력수 무기성능 무기수량 공수전략이 동일
하거나 비슷하다고 하면 병력수나 무기가 많은 쪽이 이긴다는 법칙이다.

공중전에서 적군과 아군의 비슷한 성능을가진 전투기들이 1대1로 공중전
을 전개하면 전투기수와 공군병력수가 더 많은 쪽이 이긴다는 논리이다.

기업간 경쟁에 있어서도 자사와 경쟁회사의 세일즈맨수나 상품성능이
동일하거나 비슷하다고 하면 상품종류가 더 다양하고 또 상품수량과
세일즈맨수가 더 많은 쪽이 경쟁에서 이긴다는 법칙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이용하여 성공한 케이스로 서울에서 발간되는 모 시사주간지를
들수 있다.

보다 많은 부수와 보다 많은 판매원을 동원, 잠재적 독자들에게 상당기간
무료로 우송하는 방법을 써서 엄청난 판매부수확장에 성공한 경우다.

둘째 "차별화의 법칙"이란 적군과 아군의 무기성능중 어느 일방의 무기
성능이 월등하게 우수하면 적은 병력수나 적은 무기만 갖고서도 이길수
있다는 법칙이다.

마찬가지로 기업간 경쟁에 있어서도 자사와 경쟁사의 상품중 어느 한쪽
상품이 월등히 우수하면 적은 수의 상품종류나 세일즈맨수로도 경쟁에서
이길수 있다는 것이다.

금성사의 김치독냉장고, 삼성전자의 바이오TV, 대우전자의 공기방울
세탁기등은 모두 이 차별화의 법칙으로 열세를 우세로 역전시킨 대표적
상품들이다.

셋째 "넘버원의 법칙"이란 적군과 아군중 어느 일방이 제일가는 병력,
제일가는 병기, 제일가는 전선이나 고지를 갖고 있으면 싸움에서 이길수
있다는 법칙이다.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의 초정밀전자무기가 이라크군의 무기를 무력화시킨
사실,또 중동전쟁때 이스라엘의 정예부대가 수적열세에도 불구하고 수적인
우세와 병기수가 많았던 아랍연합군대를 물리치고 대승을 거두었던 것은
모두 "넘버원가는 병력(양보다는 질적측면)""넘버원 가는 최신무기" "적을
꼼짝 못하게 만든 유리한 전선확보"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824억달러의 상품을 외국에 수출했는데 이는 세계시장
에서 시장점유율 제1위를 차지한 넘버원상품인 반도체 절삭공구 소전
전자레인지 피아노 낚싯대 텐트 모자등의 수출호조 덕분이었다.

작년도 총수출액 824억달러의 76.3%를 차지했던 10대 수출상품도 섬유
직물을 제외하고 반도체 선박 자동차 전자제품 철강 석유화학제품 등
모두가 중화학및 첨단제품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해 기업이나 상품의 국제화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별 차별적용 한마디로 말해서 국제화
세계화란 한국상품의 디자인 품질 성능등을 국제수준으로 끌어 올리는것을
의미한다.

뿐만아니라 한국국민, 특히 기업인 기술자 근로자들의 의식구조 행동패턴
실력 능력 자질등을 국제수준 선진국수준으로 끌어 올리는것도 의미한다.

한국기업은 국제화 세계화전략을 수립할때 "란체스터의 법칙"을 활용
하는게 바람직하다.

한국보다 경제발전정도가 뒤떨어진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상거래를 할때엔
"1대1 맞상대의 법칙"을 적용하는게 유리하다. 개도국들이 개발해낸
상품과 비슷한 상품일지라도 생산량이 모자라고 가격이 비싼 경우 한국
에서 진부화되었거나 진부화되기 직전의 상품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수출
한다면 서로에게 이익이 될수 있을 것이다.

"차별화법칙"이나 "넘버원의법칙"은 같은 중진국이나 준중진국
(말레이시아 태국등), 그리고 구미제국이나 일본에 진출할때 쓸수있는
국제화전략이라고 할수 있다.

이제 국제화 세계화전략으로서 "란체스터의 법칙"을 국가별 경제발전정도
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해야할 시점이 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