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헌 영 <미일리노이대 교수>

요즈음 신문지상에 금융선물거래를 현재의 증권거래소 또는 별도의
선물거래소를 설정 운영하자는 의견으로 갈라져 종종 보도되는등 서로
비판적인 입장으로 공방전을 벌이는 것을 본다.

이같은 논란은 건설적이기는 하지만 미국등 많은 나라에서 발전시켜온
수많은 선물거래와 그들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면서 의견일치의 접근을 위해 몇가지 부언하고자 한다.

독립된 선물거래소설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견해는 선물의 보험기능을
너무 확대시켜 강조하다 선물의 투기적인 일면이 있음을 간과하는 것
같다. 투기적인 헤징이라는 말이 종종 사용됨을 상기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반면에 선물을 현재의 증권거래소에서 동시 거래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독립된 선물거래소 설치여건의 미성숙을 너무 우려하고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것 같다.

예를들면 논란의 대상을 주로 주가지수선물에 두고 지수선물을 효율적
으로 운영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물시장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케 하여야
중복투자를 피하고 도입후의 문제점을 줄일수 있다는 논조다.

이는 지극히 근시안적인 발상으로서 주가지수선물이 우리가 소개할 수
있고 유일한 선물이라면 혹 그 타당성을 찾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주가지수선물은 수많은 선물중의 하나일 뿐이며 미국같이 선물시장이
원숙한 경우 주가지수선물은 전체 선물거래의 약 6%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이자율선물거래는 40%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무엇이
있겠는가.

우선 선물거래는 주식거래와는 본질이 다름을 인식하여야 하겠다.

따라서 주가지수선물이 주식가의 평균치를 대상으로 하기때문에 주식의
거래장소인 증권거래소에서만 거래되어야 된다는 주장은 그 이론적인
근거를 찾기가 힘들다.

둘째로 장기적으로 관리체계와 관련지어 고려하여야 하겠다.

선물시장의 소개시 어느나라나 관심 대상중의 하나가 선물거래의 안정성
내지는 선물가격의 안정성인데 주식거래와는 달리 선물거래에 있어서는
매일매일 종가에 의한 청산업무를 담당하고 거래의 안정성을 위한 통제
관리를 전담하는 기구가 필요불가결하다.

선물시장에서는 주가지수선물의 발행자가 거래소 자체이기 때문에
청산회사와 더불어 거래제한, 보증금제도, 준비자본금등 거래소가 관리할
사항이 많고 공정거래뿐 아니라 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정책적인 방안도
강구하여야 되는 등 그 의무와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이다.

이같이 거래의 본질이 다르고 따라서 관리체계가 다른데 과연 증권거래소
에서 장차 여러가지 선물이 소개될때 이 모든것을 소화할 수 있는가. 설사
소화할수 있다 하더라도 선물만 전담하는 거래소에 비해 얼마만큼 효율적
인가 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많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선물의 특수성을 감안, 선물을 전담하는 거래소를
설립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설계 추진함이 궁극적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 아닐까 한다.

논란의 양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진심으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다면
선물거래의 본질을 좀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마음가짐과 현존하는 시설을
이용하다 안되면 그때가서 바꾸면 된다는 근시안적 착상보다는 그동안
여러나라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하겠다.

지금은 선물을 어디서 거래할 것인가 하는 주도권 논쟁보다는 효율적인
시장규제와 선물거래의 활성화를 위하여 머리맞대고 의견을 모아야할
때가 아닐까 싶다.